복합리조트 공사 '강행 vs 중단'…새 복병 만난 오사카 엑스포 [MICE]

세계박람회기구, 소음·먼지·교통체증 우려
엑스포 기간 6개월 간 공사중단 공식 요청
오사카부, 계약 취소 우려 "계획대로 진행"
  • 등록 2024-09-04 오전 12:04:00

    수정 2024-09-04 오전 12:11:57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이데일리 이선우 기자] 일본 오사카 인공섬 유메시마에 건립 중인 복합리조트(IR)가 ‘2025 오사카·간사이 엑스포’의 새로운 복병으로 떠올랐다. 원활한 행사 개최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로 복합리조트 건립 공사를 중단시켜 달라는 세계박람회기구(BIE)의 요청을 오사카부(府)와 시(市)가 거부하면서다. 한 달째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쳇바퀴 돌듯 같은 입장, 상황만 되풀이되고 있다.

세계박람회기구는 최근 일본국제박람회협회를 통해 오사카부와 시에 내년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간 유메시마 섬에서 진행 중인 복합리조트 건립공사를 중단해 줄 것을 공식 요청했다. 국내외에서 최대 3000만 명 방문이 예상되는 엑스포 기간에 공사가 계속된다면 소음과 먼지 발생은 물론 경관 훼손, 교통 체증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엠지엠 리조트와 오릭스 합작법인 ‘오사카 IR KK’가 오는 2030년 가을 개장을 목표로 추진 중인 복합리조트는 작년 9월 건립 부지의 액상화 방지를 위한 기초공사를 시작했다. 건물을 올리기에 앞서 전체 21만㎡ 부지 땅속에 시멘트를 타설하는 과정으로 공사기간만 전체 리조트 건립기간(7년)의 절반이 넘는 3년 7개월에 달한다. 당초 2023년 하반기 시작하려던 기반공사는 일본 정부의 사업 승인 지연에,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건립비(1조2700억엔)까지 20%가량 늘면서 1년가량 일정이 늦춰졌다.

오사카 IR KK는 예정된 공기를 맞추기 위해 엑스포가 개막하는 내년 4월부터 액상화 방지 공사와 지상에 건물을 올리는 건립공사를 병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디미트리 케르켄체스 BIE 사무총장은 최근 산케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리조트 건립공사를 내년 4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는 사실을 올 6월에야 알았다”면서 “엑스포장 인근에서 공사를 진행한다면 타워 크레인, 굴착기 등 각종 장비가 경관을 망치고 지반이 약한 인공섬 토지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자신들이 요구하는 공사 중단 조치는 “지난 2019년 복합리조트 공사가 엑스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로 이미 합의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오사카부와 시는 엑스포 측의 복합리조트 공사 중단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상태다. 진행 중인 복합리조트 건립공사를 중단시킬 경우 그에 따른 책임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불리한 상황이기 때문. 오사카부와 시는 작년 9월 엠지엠, 오릭스와 건립비 증액에 따른 변경 계약을 맺으면서 이후 건립비가 추가로 늘어날 경우 엠지엠과 오릭스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

엑스포 측 요구에 따라 6개월간 공사를 중단할 경우 공기 연장에 따른 건립비 증가로 복합리조트 개발 자체가 무산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 히로후미 요시무라 오사카부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엑스포 개최와 복합리조트 건립은 이미 충분히 검토한 상황인 만큼 계획대로 공사를 진행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급기야 세계박람회기구는 일본 정부 측에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케르켄체스 사무총장은 지난주 켄 사이토 경제산업부 장관, 하나코 지미 2025 세계박람회 장관과 연이어 회동을 갖고 “엑스포와 복합리조트 공사를 병행하기 위해선 먼지와 소음,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있어야 한다”며 “늦어도 올 10월까지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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