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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동료와 공모해 결성한 점조직···3.2㎘억 보험금 탈취
OO죄로 복역 출소한 지역 조직폭력배 A씨는 몇년 전 교도소 동기들을 모아 고의로 사고를 유발하는 일명 ‘보험빵’ 점조직을 꾸렸다. 다양한 범죄를 저질렀던 A씨와 교도소 동기들은 안전하면서도 기술적인 보험빵 방법을 택했다. 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보험사기를 짬짜미할 사람들을 구하고, 이들을 점조직화한 것.
먼저 A씨와 교도소 동기들은 철저하게 교통사고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나눴다. 보험사기에서 맡을 ‘역할’을 철저히 구분한 셈이다. 이렇게 역할을 분담한 A씨 일당은 2018년부터 6개월간 총 52회의 고의 교통사고를 유발해 보험금 3억2000만원을 탈취했다.
이들이 점조직을 꾸렸다는 제보가 국내 한 보험사에 접수됐다.
보험사 SIU는 조사대상자들을 선별해 개별 사고 내역을 일일이 확인하고 연계성도 분석했다. 각 역할과 공모 관계까지 파악하면서 드디어 조직 규모를 특정하게 된다. 이때 보험사가 적발한 인원만 하더라도 102명에 달한다. 수사당국은 이들 중에서 주범 등 4명을 구속했고, 주범은 결국 징영형을 선고받았다. 보험빵으로 빵(감옥)에 다시 들어간 것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SNS 점조직은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특징이 있다. 트위터·텔레그램 등 SNS에선 ‘아르바이트를 모집한다’, ‘차 운전만 할 수 있으면 용돈 번다’ 등 보험사기 공모자를 모집하는 글을 올리더라도, 다이렉트 메시지(DM)로 의사소통을 하기 때문에 사람을 특정하기가 어렵다. 가명으로 최대한 본명을 가리기도 한다. 점조직 역시 다른 조직원들과는 철저하게 분리되기 때문에 정확한 실체를 알고 있는 이들이 없다.
보험사기 조직화·전문화···마약사범 낀 보험사기도
조직범죄 조직에 몸담고 있던 A씨의 보험빵 사례처럼 ‘지능적’이면서 ‘조직적’인 보험사기가 점점 더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한 보험사가 적발한 사례를 살펴보면, 모텔에서 합숙하고 보험사기 방법과 사후조치 등을 공모한 조직형범죄단도 있다. 이들은 45회의 고의사고를 유발하고 보험사로부터 3억6000만원의 보험금을 뜯어냈다.
마약사범들이 주도해 보험사기를 꾸미기도 한다. 마약사범들은 지인들과 공모해 갓길 주차 차량을 피해 중앙선을 넘어오는 차량들을 상대로 20회의 고의사고를 유발하는 보험사기를 꾸몄다. 이들이 편취한 보험금은 4억3000만원 수준. 결국 보험사에 덜미를 잡힌 이들은 구속 4명 등 12명이 적발됐고, 주범은 징역형을 받았다.
△보온병은 보험사기의 행태를 통해 사회의 ‘온’갖 아픈(‘병’든) 곳을 들여다보는 동시에, 보온병처럼 세상에 온기를 불어넣어주는 따뜻한 보험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