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클라우드 서비스 스타트업 스노우플레이크에서 일하는 한국인 직원인 이장훈 세일즈 엔지니어링 이사는 최근 본지와 이메일 인터뷰에서 초고속 성장의 비결로 “고객 우선 정책”을 꼽았다. 그가 말했듯 데이터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노우플레이크는 고객이 저장하는 데이터가 많아질수록 과금을 유도할 가능성이 클 텐데 오히려 압축률을 높였다.
이 이사는 “스노우플레이크는 고객의 성공이 우리의 성공이라 보고 있다”며 “새롭게 출시되는 기능들도 실제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 결정을 내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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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설립된 스노우플레이크는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 등 쟁쟁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경쟁자로 떠오른 스타트업이다. 지난해 화려하게 미국 증시에 데뷔했다.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100조원 이상으로 웬만한 전통 IT기업을 능가한다. 이 이사는 스노우플레이크의 기술과 성공 가능성에 이끌려 3년 전 합류했다. 아시아태평양 본사의 열 여섯 번째 직원이자 한국인으론 첫 번째 직원이었다.
현재 스노우플레이크의 연 매출은 10억 달러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했다. 전 세계 20여 곳에 걸쳐 3000명 이상의 직원이 일한다. 스노우플레이크는 직원 한 명 한 명을 ‘스노우플레이크(눈송이)’라고 부른다.
기업 문화는 어땠을까. 그는 “직원들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며 “예를 들어 휴식이 필요하다 생각되면 언제든지 휴가를 쓸 수 있는 ‘무제한 휴가’ 시스템을 운영하는 등 기업 문화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핵심 성과지표(KPI)를 달성하자 파트너를 포함해 멕시코 리조트로 1주일 휴가를 보내주는 포상을 받기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글로벌 회사인 만큼 인종 차별, 성차별 등의 문제 해결을 지원하는 다양성 위원회도 운영 중이다. 새로 들어온 직원에게는 멘토링까지 제공된다. 이 이사는 “단순한 교육이 아닌 주기적으로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직접 경험했던 사례를 통해 코칭을 해주는 일종의 버디(Buddy)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최고의 대우를 해주고 자율성을 존중하는 대신 철저한 성과 중심의 문화도 갖고 있다. 이 이사는 “성과제이기 때문에 각자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회사가 전격적으로 지원을 해주니 모두가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스노우플레이크의 비전은 ‘데이터로 연결된 세계’다. 스노우플레이크는 한국에도 진출했다. 지난 8월 한국 법인을 설립한 상태다. 그는 “전 세계 기업이 미래를 주도하는 혁신을 위해 데이터로부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원스톱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