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2월 08일 10시 14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금리라는 것은 가장 중요한 거시변수로 모든 경제활동에 영향을 미친다. 때문에 다른 변수들을 고려해서 그 당시로서는 최선의 정책결정을 할 수밖에 없다. 우회전을 한다 해도 어떤 조건이 되면 우회전하느냐, 타이밍 선택의 문제가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2010년 10월 기자간담회)
기준금리 정상화라는 큰 목표는 같지만 이를 이행하는데 있어 `이성태호(號)`와 `김중수호(號)`의 방식은 상당한 차이를 드러낸다. 큰 배를 움직이려면 미리 뱃머리를 돌려둬야 한다는 게 이 전 총재의 논리라면, 과연 지금 뱃머리를 돌려도 될 때인지 항해 조건을 따져봐야 한다는 것이 김 총재의 논리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지난 1월 기준금리를 2.50%에서 2.75%로 인상했다. 연초부터 설마 올리겠냐는 의구심을 뒤집는 조치였다. 김 총재 취임 이후 가장 파격적인 행보로 평가된다. 한은이 드디어 정상화의 고삐를 죄는 것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이 같은 깜짝 인상도 따지고 보면 김 총재가 그동안 주창했던 방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1월 기습적인 인상에는 고공행진 중인 신선식품과 원자재 가격 상승, 임금·공공요금 인상 계획 등에 따른 물가 불안이 주 요인으로 지목됐다.
`매파` 전환 시기상조
이런 맥락에서 한은의 기준금리 정상화 속도나 폭에 대한 지나친 기대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 김중수 총재는 1월 금통위 회의 직후 열린 간담회에서 물가에 대해 강경한 발언을 내놓은 한편으로 “베이비스텝을 통해 인플레를 수속(收束)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전방위적인 물가잡기’라는 명분 아래 현재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고 있는 정책 공조가 언제 어그러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경기 둔화세의 바닥을 확인해야 하고 주택시장 부진과 담보대출 증가 사이에서 저울질해야 하는 숙제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올 한해 한은이 진정한 `인플레이션 파이터`, `매파`가 될 수 있을지 가늠하기엔 시기상조란 얘기다. 한은 다른 관계자는 “(금리의) 큰 방향은 다 알고 있지만, 현재 인상폭과 시기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총재, 부총재, 집행간부를 포함해 그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기사는 이데일리가 제작한 `제2호 마켓in`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제2호 마켓in은 2011년 2월1일자로 발간됐습니다. 책자가 필요하신 분은 문의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문의 : 02-3772-0381, bond@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