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산부인과 입원진료 중단하면 상급종합병원 지정 취소

보건복지부 5기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계획 발표
가천대길병원 사태 막는다…상시 입원환자 진료체계 갖춰야
  • 등록 2023-06-21 오전 12:00:00

    수정 2023-06-21 오전 12:00:00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내년부터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 진료를 축소하면 상급종합병원 지정 취소 처분을 내릴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전공의 부족 문제로 두 달간 소아청소년과 입원진료를 중단했던 ‘가천대길병원’ 사태를 막겠다는 복안이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제5기(2024~2026) 상급종합병원 지정 기준 계획’을 공고하고 내달 1일부터 한달간 상급종합병원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상급종합병원에서 중도 탈락할 경우 수가(의료서비스 가격)가 일반 종합병원보다 5%포인트 하락하기 때문에 지정 취소는 민감한 사안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이 3년마다 지정하는 상급종합병원 지정 취소는 기존에는 중도에 할 수 없었다.

이번에 5기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되는 기관은 내년 1월부터 소아청소년과와 산부인과에 대해 상시 입원환자 진료체계를 갖춰야 하고, 지속적인 입원진료 실적을 중간평가해 준수사항을 어기면 시정명령을 거쳐 지정 취소까지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이번 5기 지정 기준에는 중증환자 진료 지표가 보다 강화됐다. 종전에는 입원환자 중 중증환자 비율이 최소 30% 이상이었지만 이를 34%로 상향했다. 신청기관이 많을 경우 적용되는 상대평가 기준에선 중증 입원환자 비율 만점이 44%에서 50%로 높아졌다. 대신 경증환자의 병의원 회송 유도를 위해 경증회송률 기준을 신설한 것 외에 중증응급질환 비율, 희귀질환비율 기준도 별도 가점지표로 신설했다.

이밖에 인력·시설 등 의료자원 강화 및 국가감염병 대응 등을 위한 중환자실 병상확보율, 음압격리병실 병상확보율, 코로나19 참여기여도 지표도 신설했다.

특히 이번 5기 예비지표는 적극적 중증응급환자 수용 및 치료를 위한 응급의료 관련 지표와 간호교육체계 확립을 위한 간호사 교육전담인력 확보율 지표 4가지가 추가됐다. 예비평가는 다음 평가지표 반영에 앞서 준비 기간을 부여하기 위한 것으로 상세한 배점 기준 등은 추후 결정한다. 4가지 지표는 △중증소아응급환자 진료 분담률 △중증응급환자 진료 분담률 △중증응급환자 최종치료 제공률 △간호사 교육전담인력 확보율 등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진료뿐만 필수의료 제공 등 지역사회 내에서 선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정기준을 개선·보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병원들은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필수 인력 배치가 쉽지 않아 병원 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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