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인 | 이 기사는 10월 29일 09시 40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 인`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이태호 기자] 분양이 신통치 않았지만, 가까스로 돈을 빌려 아파트를 올렸다. 그런데 잔금을 치르고 들어오기로 한 사람 상당수가 갑자기 돈을 못 주겠단다. 계약금과 중도금까지는 담보대출로 잘 내왔지만, 막상 잔금을 낼 때가 되자 살던 집이 안팔린다며 엎어져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미입주 물량, 이른바 `불꺼진 집` 증가가 미분양으로 골골해진 주택건설회사들의 뒤통수를 치기 시작했다. 분양대금의20~30% 정도인 잔금만의 문제가 아니다. 예상밖 입주 부진은 PF 상환 스케줄에 차질을 가져오며 금융시장을 식겁하게 만들고 있다. 중도금 대출을 알선한 회사들은 발등에 불이 붙었다.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입주 예정물량이 집중되는시점에 더욱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2007~2008년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려 쏟아낸 분양물들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줄줄이 준공, 입주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12회 SRE 조사에 따르면, 최근 신용위험이 가장 크게 상승한 산업 두 곳(전체 10개중)을 고르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84%인 100명이 건설산업을 선택했다. 지난 11회 조사에서 나타난 85%와 비슷한 수준으로 두차례 연속 압도적으로 많은 표를 얻었다. 건설산업 위험이 지난 1년간 쉼 없이 커져가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인식을 반영한 것이다.
지난 8월29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입주실태 조사 결과는 심각한 입주부진 실태를 드러냈다. 전국 새아파트 76개 단지의 입주율 현황 조사결과 분양세대의 불과 41%만 입주지정일이 끝날 때까지 입주한 것. 지방은 이비율이 37%에 불과했고, 브랜드인지도가 낮은 중소업체는 24%에 그쳤다.
하지만 입주대란 `태풍`이 실제로 닥칠지, 또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건설회사들이 충격을 견뎌낼 수 있을 지에 대한정보는 매우 불투명한 상황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가 `입주가능성 분석`의 주요 포인트에 대해 보고서를 내놓는 등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동시에 부족한 통계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크레딧애널리스트는 “최근 A등급 건설업체까지 신용위험 우려가 확대된 상황이다. 미분양이 줄고 있는 것도 사실 단순히 신규분양이 감소한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건설업 신용에 부정적인 입장을보였다.
<제12회 SRE 전체 설문 및 결과는 이데일리 마켓포인트 및 홈페이지에서 11월 8일부터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