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부품소재 적자 줄어드나

부품소재 기술력 선진국의 85%수준
시장개방하면 대일 무역 적자개선 효과

  • 등록 2007-07-08 오후 3:00:10

    수정 2007-07-08 오후 3:00:10

[이데일리 문영재기자]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2차 본협상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협정이 체결되면 유럽이 강점을 갖고 있는 정밀기계·화학 등 부품·소재 분야에서 수입선 다변화를 통해 대일(對日) 무역적자 개선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일본과 유럽이 정밀기계·화학 등 주요 부품·소재를 놓고 치열한 수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는 대일 무역수지 적자는 부품·소재 분야의 무역수지 적자가 주된 이유다.

8일 부품소재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 1991~2006년 대일 전체 산업 무역수지 적자 누계 2236억 달러 가운데 부품·소재 무역수지 적자 누계는 1711억 달러로 무려 76.5%에 달했다.

또한 최근 수출 호황에도 불구하고 대일 무역수지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것은 엔저 영향과 함께 수출에 따른 일본산 부품·소재인 정밀기기·광학기기 수입이 덩달아 급증했기 때문이다. 수출의 성과가 대일 무역적자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 부품소재발 대일 무역역조 심화

부품소재진흥원은 한국이 원천·핵심 기술확보 부족으로 반도체·자동차 등 주력 산업의 수출·생산 증가가 핵심 부품·소재의 대일 수입으로 직결되는 구조적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대일 부품·소재 수입 10대 품목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면 지난 10년간(1996~2005년) 수입구조에 큰 차이가 없어 핵심 부품·소재에 대한 대일 무역역조의 개선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것으로 나타났다.

핵심소재에 대한 대일 수입은 2004년 100억 달러를 돌파한 뒤 지난해에는 132억 달러를 기록해 1990년의 36억 달러에 비해 3.7배나 늘었다.



지난 2005년 5대 대일 무역적자 부품·소재 품목은 화학(32억 달러), 1차금속(31억 달러), 전자(25억 달러), 전기기계(16억 달러), 일반기계(16억 달러) 등이다.

특히 전기·전자 부품에 대한 대일 수입이 36.5% 증가하는 등 첨단 품목의 수입의존도도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유럽팀장은 "대일 무역수지 적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정밀기계 등 부품소재 분야가 강한 EU와 FTA가 이뤄지면 수입 다변화를 통해 대일 적자폭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EU FTA로 수입선 다변화

부품 소재 산업의 전반적인 경쟁력은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나 아직 미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평균 85%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특히 비가격부문의 브랜드 이미지와 원부자재확보가능성 항목에서는 미국 일본의 81% 수준으로 평균경쟁력을 밑돌고 있다.

대일 부품·소재 무역수지 적자에 따른 대일 무역역조 개선을 위해 한미FTA 체결에 이어 한-EU FTA 추진에 따른 수입선다변화 가능성도 크게 점쳐지고 있다.

김윤명 부품소재산업진흥원 정책연구팀장은 "시장개방에 따른 수입선 다변화와 대일 무역수지 적자 개선에 분명히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다만 EU의 경우 관세장벽 이외에 환경 문제 등 비관세장벽이 높다"며 "비단 부품소재 분야 뿐만 아니라 전체적으로 신중하고 치밀하게 따져봐야한다"고 덧붙였다.
▲ 대일 무역역조 추이(자료 : 부품소재산업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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