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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는 항체와 접합체(링커), 페이로드(톡신) 등 세 가지 요소로 구성된 기술이다. 1세대 ADC는 항체에 무작위로 접합체와 톡신을 연결하는 수준이가. 이에 비해 2세대 ADC는 원하는 접합 부위에만 톡신을 붙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다이이찌산쿄가 발굴한 2세대 ADC 신약 엔허투(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데룩스테칸)는 각종 유방암 세부 적응증을 획득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약물이다. 이 약물은 지난 2021년 미국 시장에서만 매출 4억2600만 달러(당시 한화 약 5500억원)를 올렸다. 출시국을 확장한 지난해에는 13억1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또 일본 아스텔라스가 개발한 파드셉(성분명 엔포투맙 베도틴)은 최근까지도 요로상피암 병용요법 적응증을 추가하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24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서 유방암은 발병률 4위, 요로상피암은 발병률 10위의 암종이다. 유비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유방암 시장은 약 700억원 규모에 달한다.
당초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의 3차 치료제였던 엔허투는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지에서 해당 적응증의 2차 치료제로 승인받으며,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접합부 선암 3차 치료제로 널리 쓰인다. 아직 국내에선 승인받지 못했지만, 미국에서 승인된 엔허투의 HER2 저발현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등의 적응증으로 확장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또다른 2세대 ADC인 아스텔라스의 파드셉도 오는 8월 국내 요로상피암 치료 시장에 본격 출시될 계획이다. 파드셉은 지난 3월 이전에 백금 기반 화학요법제 및 PD-1 또는 PD-L1 억제제의 치료 경험이 있는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상피암 환자를 위한 단독요법제로 승인됐다. 사실상 해당 질환의 3차 치료 옵션으로 사용되는 셈이다.
항암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게임체인저로 업계에서 회자되는 엔허투와 달리 파드셉은 기존 치료제가 소용없는 환자에게 새로운 옵션으로 시장에 침투해 갈 것”이라며 “파드셉과 엔허투의 국내 급여 진입 절차 및 적응증 확장을 위한 임상개발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선 관계자는 이어 “병용요법이나 세부 적응증 확장 등이 진행됨에 따라 엔허투나 파드셉 등 ADC 약물이 해당 항암 분야에서 지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ADC 치료제 시장은 올해 58억 달러(한화 약 8조원)에서 2026년경 130억 달러(한화 약 17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에서 해당 시장을 공략하는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업으로 레고켐바이오가 꼽힌다.
지난해 9월 레고켐바이오는 자사의 2세대 ADC 신약 후보 ‘LCB14’의 중국 내 임상 1상 중간 결과 발표를 통해, “엔허투 대비 절반의 용량으로 HER2 양성 유방암 환자에서 비슷한 효능을 나타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3월 LCB14의 중국 임상을 주도하는 포순제약은 해당 약물의 유방암 대상 임상 3상을 개시했다. 해당 임상 3상은 1세대 ADC로 알려진 스위스 로슈의 ‘캐싸일라’(성분명 트라스투주맙 엠탄신)와 LCB14를 비교하게 될 예정이다.
ADC 치료제 개발 업계 관계자는 “ADC 기술력 자체는 국내외 기업 간 격차는 없다”며 “다만 실제 임상에서 그 효능을 입증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상 대표 ADC 바이오텍인 레고켐바이오 물질의 성패에 따라 한국 내 관련 산업의 성장 속도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