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비게이션요? 제이콤이 없으면 안되죠

(CEO탐방)김종오 제이콤 사장..과거 박병엽 팬택계열 부회장과 한솥밥
모듈사업에서 완제품으로 영역 확장.."텔레매틱스 단말기 대표기업이 목표"
  • 등록 2005-09-16 오후 12:25:05

    수정 2005-09-15 오후 4:15:25

[이데일리 김세형기자] 운전은 잘해도 낯선 길은 누구나 부담스럽기 마련. 누군가 길을 잘 아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덕분에 네비게이션(Navigation) 인기가 쑥쑥 오르고 있다.

"네비게이션의 핵심 부품은 GPS(Global Positioning System)모듈입니다. 네비게이션 3대중 2대는 우리 GPS 모듈을 쓰고 있죠"

네비게이션 인기속에서 흐뭇해 하고 있는 김종오 제이콤 사장의 말이다.

제이콤(060750)은 무전기 사업으로 사업을 시작했지만 무전기 업황 자체가 쇠퇴기에 접으들면서 지난해 GPS 모듈쪽으로 업종전환했다. 업종을 전환한지 채 2년도 안돼 국내 GPS 모듈의 70%를 공급하는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제이콤은 모듈사업에서 완제품 사업으로도 확장을 시도중이다. 지난 5월 네비게이션을 출시했다. 이미 개발을 마친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 겸용 네비게이션도 올해안으로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김 사장은 "올해 매출은 지난해 331억원보다 51% 증가한 500억원에 육발할 것"이라며 "GPS 기술을 바탕으로 궁극적으로 텔레매틱스 단말기 업체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무전기서 GPS모듈로 성공적 전환

제이콤은 지난 98년 설립된 이후 생활 무전기를 주력으로 해왔다. 사업 초기 생활무전기 사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흑자를 지속해 왔지만 무전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GPS모듈. 무전기 사업을 하면서 무선통신기술을 지속적으로 쌓아온데다 GPS 모듈이 점차 모바일화돼가는 생활환경에서 필수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지난 2002년 GPS모듈 개발에 뛰어든 사이 무전기 사업 불황 여파가 닥쳐왔다. 2002년 22억원의 적자를 냈고 2003년에는 44억원으로 적자가 두 배가 됐다. 다행이 공백기간이 길지 않았다. GPS 모듈은 지난 2003년 하반기 개발을 끝마쳤고 제품도 무사히 시장에 출시됐다.

제품 출시로만 끝난게 아니었다. 첫 해인 지난해 대만 업체를 밀쳐내고 GPS 모듈의 절대 강자 지위에 올랐다. 85만개의 GPS 모듈을 공급, 국내 GPS 모듈 시장의 70% 가량을 차지했다. 덕분에 지난해 전년보다 161% 증가한 331억원 매출에 37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김 사장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GPS칩을 생산하고 있는 미국 서프(SiRF)의 최대 고객은 대만업체가 아닌 바로 우리"라며 "시판되는 교통안전단말기나 네비게이션중 세대중 두대가 우리 제품을 탑재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제품개발에만 물두했던 직원들 덕분"이라며 겸손해했다. 

◇GPS모듈 올 200만개..네비게이션 완제품 시장 본격 진출

제이콤의 GPS모듈 돌풍은 올해 역시 지속되고 있다. 교통안전단말기와 네비게이션 시장이 본격 성장하면서 GPS모듈 수요량도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제이콤은 올해 200만개 가량의 GPS모듈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점유율도 작년과 비슷하게 가져가면서 말이다.

제이콤은 또 GPS모듈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5월 내비게이션 제품을 출시, 완제품 시장에도 진출했다. 교통안전단말기를 이전에 출시했지만 수요처의 요청에 따른 OEM 생산으로 그다지 주력하지는 않았지만 네비게이션 시장이 가격이 내려오면서 이제 대중화되기 시작했다는 판단에 따라 이를 두번째 도약을 위한 발판으로 삼기로 했다.

김 사장은 "네비게이션 업체들은 우리로부타 GPS모듈을 공급받아 제품을 만들고 있는 까닭에 우리가 완제품 시장에도 뛰어 드는 것을 껄끄러워 했다"며 그러나 "제품 성능으로 인해 그에 대한 우려는 거의 사라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렇다고 국내 시장에서 승부를 걸겠다는 것은 아니다. 그는 "네비게이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네비게이션업체들의 워낙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점차 네비게이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선진국 시장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유럽과 일본, 미국 등이 주요 목표 시장이다. 이들중 일부 지역에는 이미 GPS모듈과 교통안전단말기에 대한 수출이 진행됐다. 제이콤은 올해 200억원 가량의 네비게이션 매출을 목표하고 있고 이 가운데 100억원을 선진국 시장에서 올릴 계획이다.

당초 올해 매출 목표는 620억원, 네비게이션 출시가 다소 지연되면서 올해 전체 매출은 500억원으로 계획에 미달할 것이지만 그래도 지난해에 비할 때 50% 이상의 성장을 거두게 된다.

◇우리의 비전은 GPS 기반 텔레매틱스 전문기업

김 사장은 회사의 최종 목표를 GPS 기술을 바탕으로 한 `텔레매틱스 전문기업`으로 잡고 있다.

이를 위해 우선 DMB 단말기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이콤은 이미 관련 기술개발은 끝낸 상태. 이달 DMB단말기용 모듈을 선보이고 4분기에는 DMB 수신겸용 네비게이션도 출시한다.

DMB 수신 기능이 결합한 컨버젼스(융복합화) 단말기로 한 발 더 내딛고 궁극적으로는 이동하면서 갖은 정보기술(IT)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텔레매틱스로 간다는 계획이다. 제품으로 본다면 `무전기→GPS모듈→교통안전단말기→네비게이션→컨버전스단말기→텔레매틱스 단말기`의 그림이다.

김 사장은 "GPS를 이용한 네비게이션과 DMB 장치사업을 핵심사업군으로 텔레매틱스 전문기업으로 지속적인 성장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사장은 맥슨전자 출신으로 팬택계열의 박병엽 부회장과 한 때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스탠더드텔레콤 등 명멸해간 우리나라 휴대폰 중소업체 CEO들과도 함께 일했다.

◇김종오 사장 약력

-60년생
-82년 한국항공대학교 항공통신공학과 졸업
-87년 맥슨전자 무선통신연구소 차장
-92년 알에프월드 대표
-93년 윈텔연구소 소장
-95년 우진전자통신주식회사 무선사업 본부장
-98년∼현재 제이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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