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검색결과 10,000건 이상
- 등록임대 축소의 역설…집값 안정? 임대료 폭등?[손바닥부동산]
-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최근 부동산 정책 담론에서 우려되는 지점은 등록민간임대주택 제도를 다주택자의 세 부담 경감 수단으로 단정하는 인식이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세제 혜택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면 매물이 시장에 대거 출회되고, 그 결과 매매가격이 하락해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여건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가 전제돼 있다.그러나 등록임대는 특혜 장치라기보다 공공이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 임대 수요를 민간 자본을 통해 흡수해 온 제도적 인프라에 가깝다. 임대료 인상률 5% 상한과 의무임대기간이라는 조건으로, 급등기마다 발생하는 가격 변동성을 완충해 온 일종의 안정 장치이다. 특혜 여부가 아니라, 공공임대의 공급 여력과 민간임대의 역할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제도를 재평가해야 한다.국토교통부 등록민간임대주택 자료를 보면 서울 임대주택 중 아파트는 5만6717호이다. 그 중 강남 3구 아파트 등록임대 8390호의 면적 분포는 분명한 특징을 드러낸다. 40㎡ 미만이 3443호로 41.04%를 차지하고, 50㎡ 미만 673호(8.02%), 59㎡ 미만 412호(4.91%)이다. 이를 합치면 59㎡ 미만이 53.97%로 절반을 넘는다. 59㎡ 초과는 3862호(46.03%)이다. 즉 강남 3구 등록임대의 과반은 중소형 평형이다.마포·용산·성동, 이른바 마용성도 크게 다르지 않다. 총 7166호 중 40㎡ 미만이 2108호로 29.42%, 50㎡ 미만 604호(8.43%), 59㎡ 미만 412호(5.75%)이다. 59㎡ 미만을 합하면 43.59%다. 59㎡ 초과는 4,042호로 56.41%다. 마용성은 강남 3구보다 대형 비중이 다소 높지만, 여전히 소형·중소형이 절대적으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등록민간임대주택 아파트 전용면적별 비중 (그래픽=도시와경제)등록임대 물량의 상당 부분은 초소형·중소형이다. 이는 고가 대형 자산의 은닉처라는 통념과 다르다. 40~59㎡ 구간은 사회초년생, 1인 가구, 신혼부부의 핵심 수요 평형이다. 특히 강남3구와 마용성처럼 직주근접성이 높은 지역에서 이 면적대는 주거 사다리의 첫 단계에 해당한다. 임대료 5% 상한은 이 계층에게 예측 가능성을 제공해 왔다. 시장 가격이 급등해도 등록임대 물량은 완만하게 움직여 체감 주거 안정으로 이어졌다.등록민간임대주택 제도 축소로 대규모 말소가 진행될 경우, 매매시장에 급매가 대량 출회될 것이라는 기대 역시 과하다. 상당물량은 매도로 전환되기보다 임대를 지속하면서 임대조건을 재조정하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억눌려 있던 가격 통제가 풀리면서, 신규 공급분은 시장 가치를 반영한 가격으로 수렴되는 것이다. 결국 매매가격 안정이 아니라 임대료 상승 압력이 먼저 나타날 수 있다.여기에 구조적 문제도 있다. 국내 임대주택 공급의 약 86.7%는 민간이 담당한다. 공공임대 비중은 8%대에 머문다. 국내 임대차 시장은 본질적으로 민간 자본의 공급망을 근간으로 형성된 생태계이다. 등록임대는 세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대신 가격 통제와 의무기간을 부과하는 교환 계약이었다. 이를 전면 축소할 경우, 공공이 동일 입지·동일 면적의 물량을 단기간에 대체하지 못하면 공급 공백이 발생한다. 공급 공백은 전세의 월세화 가속과 임대료 상승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혜택을 없애면 집값이 내려 세입자가 매수로 전환한다는 주장 역시 일부 계층에만 적용된다. 자산 축적이 충분치 않은 청년층과 신혼가구는 가격 조정과 무관하게 임대시장에 남게 된다. 강남 3구 등록임대의 절반 이상, 마용성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소형 평형은 이들의 현실적 선택지다. 정책 변화가 곧바로 매수 전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가정은 생애주기 구조를 간과한 해석이다.등록임대 제도는 개선이 필요하다. 보유 물량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감내해야 했던 징벌적 세제는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재정립되어야 하며, 일부 과도한 세제 설계 역시 정비 대상이다. 그러나 면적 구조가 보여주듯 중소형 임대의 안정 기능까지 일괄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정책의 정밀성을 떨어뜨린다. 기존 제도를 전면 부정한다면 단기적 상징은 남길 수 있지만, 장기적 수급 안정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정책은 정의감이 아니라 결과로 평가된다. 강남 3구와 마용성의 등록임대 면적 구조가 보여주듯, 이 물량의 상당 부분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기반이다. 제도 축소 이후 동일 조건의 대체 공급이 준비되어 있지 않다면, 시장은 더 높은 가격과 더 큰 변동성으로 균형을 찾을 것이다. 임대료 5% 상한이라는 보호막이 사라질 때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집단은 다주택자가 아니라 임차 가구다.등록임대 축소에 따른 공급 공백을 메울 정교한 로드맵이 전제되지 않은 제도 폐지는 위험하다. 대체 공급원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가 결여된 상태에서의 규제는, 결국 도심 중소형 주택에 거주하는 서민층에게 임대료 상승이라는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전가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 명절 잔소리보다 무서운 AI의 연예 참견 "프로필 사진 구성부터 바꾸세요"[AI침투보고서]
- 챗GPT, 딥시크 대란에 다들 놀라셨나요? 이처럼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드는 기술 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 주변에는 수많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침투해 있습니다. 음식도 AI가 만들고 몸 건강도 AI가 측정하는 시대입니다. ‘AI침투보고서’는 예상치 못한 곳에 들어와 있는 AI 스타트업 기술들을 소개합니다.<편집자주>커피팅의 프로필 등록 화면(왼쪽)과 피드백 예시.(사진=커피팅)[이데일리 김세연 기자] “취업은 했니, 결혼은 언제 하니, 만나는 사람은 있니.”잔소리 3종 세트. 설 연휴 가족 모임의 단골 질문이다. 명절이 다가오면 연애와 결혼계획은 늘 밥상 위에 오른다. 사람 만나는 게 맘처럼 쉬운 것도 아닌데 어찌나 채근이신지.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수록 웃어넘기기도 어렵다.“요즘은 소개팅 애플리케이션(앱)도 잘 나온다더라”고 누가 한 마디를 보탠다. 그것도 쉬운 일은 아니란 걸 모르나 보다. 우선 심혈을 기울여 내 프로필을 매력적이게 만들어야 한다. 상대가 열심히 만든 프로필도 수십 개 보고 연락까지 한다. 나와 맞는 사람인지, 이 사람과 만나도 될지 알아가야 한다.이 모든 과정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기술이 있다. 내 연애 프로필을 교정해주고 알맞은 상대와 매칭해 준다. 50분 커피를 마시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낼 수 있게 해준다. 바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커피팅’이 사명을 따서 만든 소개팅 앱 ‘커피팅’이다.◇‘연애 데이터’ 분석…이성이 보는 매력도 확인커피팅의 AI 챗봇은 이용자의 데이팅 프로필을 평가한다. 나이, 직업, 소득, 학력, 생활 습관, 종교, 음주·흡연 등 기본 조건과 함께 ‘삶·연애·목표’에 대한 자기 서술문을 분석한다. 이를 참고해 이성의 시각에서 어떻게 보일지 피드백도 해준다.특징은 가중치 기반 점수화가 아니라는 점이다. AI는 평균에서 크게 벗어난 요소나 매칭률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을 중심으로 조언한다. 예컨대 음주 빈도가 지나치게 높으면 일부 상대에게는 매칭 가능성이 낮아질 수 있다는 식이다. 단, 키나 종교처럼 바꾸기 어려운 민감 항목이라고 판단하면 직접적인 개선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대신 수정 가능한 영역, 즉 사진 구성과 자기표현 방식을 집중적으로 다룬다. 셀카 위주 사진만 있는 이용자에게는 야외 활동, 취미, 사회적 장면 등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드러나도록 사진 구성을 바꾸라고 권한다. AI는 ‘사람’을 바꾸는 대신 ‘보이는 방식’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인스타그램도 분석…피드백 방식까지 개인화커피팅의 AI는 이용자의 인스타그램(인스타)도 분석해준다. 인스타에서 드러난 이용자의 표현 방식이 이성을 처음 만나기 전에는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어서다.이용자가 인스타 프로필 분석 기능을 사용하려면 인스타 화면을 갈무리한 사진 1장만 붙이면 된다. AI는 사진을 세 가지 축으로 분석한다. 먼저 팔로워·팔로잉을 통해 사회적 네트워크 수준을 가늠한다. 프로필 자기소개 문구로는 취향과 정체성을 읽는다. 여기에 프로필 사진과 피드 이미지 약 6장을 종합 분석해 표정, 조명, 장소, 활동 유형 등을 해석한다.AI는 사진 속 외모를 분석하거나 점수화하지는 않는다. 대신 사진 속 맥락을 읽는다. 여행 사진이 많으면 활동성이 높은 사람, 취미 활동이 드러나면 자기 관리 성향, 발표나 모임 사진이 있으면 사회적 적극성이 높은 사람으로 해석하는 식이다. 핵심은 ‘얼마나 매력적인가’보다 ‘어떤 사람처럼 보이는가’이다.이 서비스의 또 다른 특징은 피드백 톤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용자는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F’ 버전 또는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T’ 버전 중 하나를 고를 수 있다. 다만 실제로는 대부분 두 버전을 모두 확인한다. 사람은 위로를 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냉정한 평가를 궁금해하는 존재다.AI는 단순히 상대를 찾아주는 도구가 아니다. 사람의 인상, 매력, 관계 가능성까지 해석하며 연애 시장의 ‘보이지 않는 규칙’을 데이터화하고 있다.올해 설 연휴, AI와 함께 고민할 게 생겼다. 나는 연애하기 괜찮은 사람일까.
- ‘세계 톱3 신화’ 쓴 현대차 그랬듯…부품 생태계 구축해야 로봇 강국 도약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경태 수석연구원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달 ‘CES 2026’에서 선보인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양산형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는 2024년 모델보다 팔과 하반신 전체 부분이 생산, 수리, 교체를 쉽게 하기 위해 단순화한 게 특징이다. 신형 아틀라스는 새로운 작업을 하루 만에 학습이 가능한 구글 제미나이 AI를 내장해 제조 현장에서의 사람과의 협업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한 선반에서 부품을 집어 반대쪽 선반에 분류하는 물류 작업과 배터리가 부족해지면 로봇 스스로 배터리를 교체 후 작업을 다시 시작하는 능력을 보여줬다.또한 휴머노이드 로봇의 약점 중의 하나였던 ‘파워’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과시했다. 순간적으로 50kg의 무게를 들어올릴 수 있으며, 한 팔로 20kg의 무게를 들어 올려 이동해 작업할 수 있다. 사람 두 명과 비견되는 능력이다. 이에 비해서 중국 유니트리가 선보인 1.8m 크기의 ‘H2’는 한 팔로 15 kg 이상의 무게를 들어 올리며 파워에서 아틀라스에 다소 뒤진 모습이었다.중국 유니트리의 휴머노이드 로봇 'H2'의 훈련 영상(사진=웨이보 갈무리)현대차그룹이 제시한 향후 계획에서도 아틀라스가 더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줬다. 2026년 말 미국 조지아주 공장에서 훈련을 거친 뒤 양산한다는 계획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의 약점인 투자수익률(ROI)까지 미리 계산했다. 아틀라스 가격은 미국 제조업 근로자 두 명의 2년치 인건비(약 32만달러)보다 낮게 예정하고 있는데, 이는 로봇 구입 후 2년 안에 투자비를 뽑을 수 있다는 의미다.반면 유니트리의 ‘H2’는 현재 약 3만달러 가격으로 구입 가능하다. 성능은 아틀라스보다 다소 떨어지지만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보이고 있다. 요약하면, 아틀라스는 ‘제조업 현장에 적합한 단계별 제품화’라는 뚜렷한 지향점을 드러냈고, H2로 대표되는 중국 휴머노이드는 ‘상업화, 저렴한 가격, 다양한 라인업’으로 시장 확산을 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향후 한국, 중국, 미국(테슬라 ‘옵티머스’) 휴머노이드 로봇 중 어떤 로봇이 제조 현장에서 사고나 정지 없이 운전이라는 단기 목표와 근로자와 함께 제조 설비의 일부로 고신뢰성 연속운전이라는 중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1~2년 단기로는 구체적인 산업현장 도입 계획을 발표한 아틀라스가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3~5년 중기로는 ‘제조 설비의 일부’로 계속 일할 수 있는 아틀라스와 옵티머스의 양강 구도가 예상된다. 현재 중국 로봇은 끊임 없이 일 할 수 있는지, 유지보수는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 공개 정보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향후 5년 이후에는 산업현장 외에 소비자, 가정용 만능 로봇이 등장할 것이고 여기서 중국 로봇의 성능 향상에 탄력이 붙을 수 있다. 5년이면 AI의 성능도 상향 평준화할 것이고 무엇보다 중국이 가진 막강한 부품 경쟁력 때문이다.로봇공학을 전공하는 대학 교수들과 얘기를 나눠 보면 국산 로봇 부품 경쟁력에 대한 우려가 크다. 현재 품질을 차치하고 중국 부품 가격은 10분의 1 정도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로봇을 연구하는 연구소나 대학 교수들도 대부분 중국 부품을 사다가 쓴다. 부품 가격은 완제품 가격으로 연결된다. 중국산 부품을 적극 도입한 테슬라 ‘옵티머스’가 만약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휴머노이드를 만들어 시장에 내놓으면, 또 중국 업체들이 자국 부품을 바탕으로 저가 공세를 펼치면 어떻게 될까. 로보틱스 연구자들이나 관련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하드웨어는 하면 안 되겠네’라는 회의적인 시선도 벌써 나온다.휴머노이드 로봇 부품은 기계구조(Mechanical Structure), 구동계(Actuation system), 센서(Senser), 전원부(Power), 제어부(Control), 통신시스템(Communication), 말단장치 (End Effectors), 열·안전 보조시스템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성능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부품은 로봇의 관절에 해당하는 액추에이터를 비롯해 토크 센서, 내부 통신부품, 내부통신부품, 손(Hand) 등이다. 특히 중국은 이미 로봇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컨트롤러, 모터, 감속기 등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고 있다. 로보틱스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AI도 중요하지만 부품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는 우리나라가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완성차, 방위산업 등을 보면 자명하다. 두 산업에 세계 시장에서 먹히는 이유는 부품 국산화 때문이다. 기술과 가격이 모두 좋으니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전기차 시장을 보면 막강한 부품 경쟁력으로 무장한 중국차들의 판매 대수가 빠르게 늘며 기존 완성차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전기차 부흥책에 힘입어 부품과 완성차를 수직계열화해 빠르게 전기차 시장을 장악 중이다. 로보틱스에서도 중국 정부는 지난 2024년부터 공업정보화부가 제정한 ‘산업용 로봇 산업 규범 조건’을 시행, 자국 로봇 부품 기업을 육성하고 있다.한국생산기술연구원 강경태 수석연구원다행히 최근 현대차그룹 현대모비스가 아틀라스에 액추에이터를 대량 공급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국내 로봇 산업이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 중소 부품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활로를 뚫어 줘야 한다. 완성차와 마찬가지로, 휴머노이드 완제품을 만드는 건 대기업이 하지만 부품은 중소 중견기업이 만들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로봇의 핵심 기능을 좌우하는 소재·부품의 국산화율이 40%대에 머물면서, 로봇 완제품 생산 확대가 소재·부품 수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우리나라는 불모지에서 세계 3위 완성차 기업을 만들어 냈다. 그 바탕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부품 생태계가 큰 역할을 했다. 미래 국가 먹거리이자 제조업에 혁명을 가져올 로봇 산업의 근원적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성비 부품 하드웨어 경쟁력 강화는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산업계·연구계·학계·정부의 긴밀한 논의와 협력이 절실하다.
- ‘RWA 1위’ 플룸 CEO “실물자산과 RWA 달라…크립토 유저 이해해야”[일문일답]
- [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실물자산을 그대로 온체인에 올린다고 해서 실물기반 토큰화자산(RWA)이 되는 건 아닙니다.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 방식을 그대로 요구하면 크립토 유저(=디지털자산 사용자)들은 투자하길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클릭 한 번으로 투자와 입출금이 가능하고 소액으로도 투자하고 싶어합니다. 그런 최종 수요자들을 잘 이해하고 (그들의 니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크리스 인 플룸(PLUME) 공동창업주 겸 CEO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12일 첫 방한한 크리스 인 플룸네트워크 공동 창업주 겸 최고경영자(CEO)는 이데일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최근 RWA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긴 했어도 여전히 공급에 비해 수요가 부족하다”는 기자의 지적에 크게 공감하면서 “그게 아마 지금 RWA시장에선 가장 중요한 질문일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실물자산을 블록체인 상에 올리는 방식으로 RWA에 진출하고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크리스 인 CEO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RWA시장에 대한 그의 생각과 플룸의 향후 사업 계획 및 전망, 한국시장과 투자자들에 대한 생각, 국내 사업 파트너십 구축과 원화 스테이블코인 지원 계획 등을 일문일답 형태로 풀어봤다. -한국에서 STO가 입법되긴 했지만 시행까지는 아직 1년 남아있고, RWA 결제수단이 될 스테이블코인 법제화는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지금 RWA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뭔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RWA가 글로벌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입법이 완료될 때까지 기다릴 수만 없는 상황이다. 그 생태계는 전 세계적이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이라 특정 국가의 입법을 기다리고 있어 준비된 사업자는 지금 당장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 모든 국가의 입법을 기다리고 난 뒤 시작하면 너무 늦는다. 토큰화할 수 있는 자산은 전 세계에 포진돼 있고 파트너사와 수탁사를 확보하고, 유동성을 늘리는 등 실제 사업을 시작하려면 수 개월, 또는 수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입법 이후에 시작하려면 너무 늦다. RWA나 스테이블코인 모두 네트워크 효과가 가장 중요하다. 현재 가장 시장가치가 큰 테더만 봐도 가장 일찍 스테이블코인을 시작한 덕에 더 많은 투자자와 자금을 끌어 모을 수 있었다. 선점 효과가 중요하다.-유동성이나 접근성이 낮은 자산을 토큰으로 전환하면 가장 효과가 클 것 같은데, RWA 투자자들은 어떤 자산을 가장 선호할 거라 보는가. △실제 자본시장과 비슷한 것 같다. 예전부터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에서는 가장 안전한 자산인 국채, 그 중에서도 단기 국채가 가장 큰 인기를 끌었고, 그보다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사모채권 쪽으로 옮겨 갔다. 그 다음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등 미국 주식 쪽이 관심을 끌었다. 그 다음으로 금과 은, 구리, 우라늄 같은 원자재 쪽으로 투자를 확대해 나갔고, 최근 들어서는 인공지능(AI) 테마로 엮인 엔쓰로픽과 XAI, 그 외에 스페이스X 등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고 있다. 지금 플룸 네트워크에선 미국 내에 있는 유정 3000개를 하나의 볼트로 모아 거기에 투자상품이 굉장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소비자가 다양한 니즈로, 다양한 자산군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만큼 어떻게 다양한 RWA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 같다.-우량 자산을 소싱하려면 네트워킹과 생태계 조성이 가장 중요할 듯 한데, 한국 자산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국내 파트너들과 RWA 상품을 내놓을 계획을 가지고 있나. △현재 한국 파트너를 일부 확보하고 있고 추가적으로 파트너십을 맺기 위해 논의도 진행하고 있다. 일부 파트너들은 지금 당장 이런 걸 해보자고 하는데, 우리는 사용자들을 먼저 찾는 게 더 시급하다고 본다. 투자자들을 보면 가장 먼저 스테이블코인에 투자한다. 그러나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에 투자하는 건 그냥 달러를 가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 다음으로 사람들이 눈을 돌리는 곳이 단기 국채인데, 기대수익률이 4~5% 정도로 낮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들이 먼저 이런 자산에 친숙해지도록 한 뒤 RWA로 다른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다면 RWA로 발행, 판매하면 해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한국 자산은 어떤 것이 있을까.△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한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에 투자하고자 하는 수요는 기본적으로 많을 것이고, 그에 익숙하고 그보다 좀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투자자들은 사모채권나 금과 은 같은 원자재 쪽에도 관심을 가질 것으로 본다. 그 다음이 지적재산권(IP)이 될 것 같다. 한국은 글로벌 문화 강국이라 영화와 음원, OTT 컨텐츠, 웹툰 등 다양한 대중문화 관련 IP가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 온체인 상에서 IP를 기반으로 하는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유동성이 별로 없고 투자 이후 자금 유출입이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그리 성공적이지 않다. 그런 점에서 투자자들이 RWA를 장기 투자해 장기 보유하겠다는 마음이 생기는 시점에는 IP 투자도 유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당일 정산되는 스테이블코인, 정산에 몇일 걸리는 단기 국채, 3개월 정도 걸리는 사모채권과 달리, IP 투자는 자금 엑시트까지 몇 년씩 걸릴 수 있다. 시장이 좀 더 성숙해진 다음에 가능한 자산일 것 같다. -지금의 RWA시장은 공급 사이드에서 발행사는 많은 반면 수요가 그에 못 따라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토큰화할 자산을 소싱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어떻게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지는 고민해야할 듯 한데.△아마 RWA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인 것 같다. 그렇다. RWA 수요가 최근 빠르게 늘긴 했지만 공급에 비해서는 여전히 역부족인 게 사실이다. 부족한 수요를 늘리는 방안에 대해선 두 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우선 투자자들의 수요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투자하려는 사람이 누구이고, 어떤 자산을 원하고, 그 자산을 보유하면서 무엇을 하고 싶어하는지 이해해야 한다는 말이다. 실물자산을 온체인화 한다고 해서 RWA가 되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팔던 햄버거를 한국에 들여와 판다고 잘 팔릴까. 한국인 소비자와 한국시장을 이해해야 하고, 그에 맞춰 레시피를 바꿔 보거나 메뉴를 추가하는 식으로 전략을 세워야 잘 팔릴 수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실물자산과 그 실물을 기반으로 온체인에 올라가는 토큰화 자산은 다르다. 예를 들어 세계에서 가장 큰 운용사인 블랙록이 실물자산을 단순히 블록체인 상에 등록만 하는 형태로 RWA시장에 뛰어 들었는데, 실제 투자자 수요가 많지 않다. 최소 50만달러 이상을, 3~6개월 이상 락인(보호예수)해야 하고 1개 분기는 기다려야 현금화 가능하다는 식으로 실물자산 투자 특징을 그대로 요구하니 크립토 유저들이 원하지 않는 것이다. 그들은 클릭 한번으로 투자와 입출금이 가능하고 소액으로도 투자하고 싶어한다. 작은 회사인 플룸이 지금의 성공적인 위치까지 온 건 이런 최종 수요자들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그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풀스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수요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플룸은 자산을 토큰화하고 마케팅으로 수요도 만들고 채널을 관리하고 규제당국과 협업하는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큰 그림을 직접 그리고 있다. 실제 수요는 규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지금 디지털자산 이용자 99%가 크립토 네이티브라면, 1년 뒤에는 규제 상황에 따라 80%만 크립토 네이티브일 수 있다. 이 경우 나머지 20% 투자자에게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수요를 더 창출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하는 것이다. 크리스 인 플룸(PLUME) 공동 창업주 겸 CEO가 이데일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이영훈 기자)-최근 가상자산 약세장이 이어지면서 디파이 상품 수익률이나 스테이킹 수익 등이 낮아지긴 했지만, 높은 기대수익률을 가진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RWA가 제공하는 수익률에 만족할 수 있을까.△질문한대로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10배, 100배, 심지어 1000배 수익까지 바라기도 한다. 다만 가상자산 투자자라고 해서 모두 그런 고수익만 쫓는 건 아니다. 가상자산이 가지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을 이해하는 투자자들이 점점 늘어나는 등 시장이 성숙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작년 가상자산시장에서는 1000% 수익을 노리던 투자자들이 실제 그런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걸 제대로 인식했을 것이다. 일종의 바벨전략 같이, 포트폴리오 일부는 초고수익을 노리고 투자하지만 다른 일부는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고수익을 노릴 수 있는 쪽으로도 수요가 몰리고 있다. 아울러 블록체인 내에서 보면 굉장히 다양한 투자 수요가 있다. 어찌 보면 현실 금융과 토큰화 금융 사이에 유사한 점도 많다. 전통 금융에서 투자자들은 은행에 예금하고 일부는 현금으로 보유하고 주식을 비롯한 투자자산에 돈을 넣기도 한다.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에도 여러 종목군에 분산해 투자하고 있다. 블록체인 상에서도 RWA가 제공하는 수익률을 찾는 수요가 분명히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에 비댁스가 개발하고 발행한 KRW1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RWA 거래 플랫폼에서 지원하기 시작했다. 한국 투자자들을 위해 추가적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지원 계획은 있나. △스테이블코인은 모든 자산 투자의 근간이 되는 것이다. 특정 국가에서 자산을 등록했을 때 그 채택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안정화돼 있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안정화돼 있기 때문에 토큰화 자산에 대해서도 투자가 더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도 미국처럼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더 늘어나고 파이도 커져야 하는데, 개인적으로 이에 대해 굉장히 큰 기대를 가지고 있다. 비댁스의 KRW1은 아직 실증단계라 그 자체로 수요 창출을 예측하긴 어렵지만, 비댁스 자체가 한국 내에서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가진 몇 안 되는 기업 중 하나인 만큼 이번 거래 지원은 양측 모두에게 유의미한 협업이 될 거라 믿는다. 우리는 다양한 기업이나 파트너사와 협력하길 원하고 있고, 비댁스의 KRW1 외에도 새로운 원화표시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하게 된다면 우리 플랫폼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며 이는 한국에서의 RWA 새로운 투자 수요를 촉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원화뿐 아니라 터키 리라나 브라질 헤알화 기반과 같은 다른 비달러 스테이블코인도 우리 플랫폼에 적극 채택할 생각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그 종류가 다양해질수록 더 좋다고 본다. -국내에선 비관론이 많은데 원화 스테이블코인 수요는 활발할 것으로 기대하는가. 그리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부정적인 시각이 많은데,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왜 꼭 필요한 건가. △한국은 크립토 커뮤니티가 워낙 발달해 있고 IT 인프라도 잘 돼 있어 스테이블코인이 여러 개 도입되더라도 전체 시장 거래대금 규모도 커지고 유동성도 늘어나 투자자도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스테이블코인 도입의 효과는 서서히 더디게 나타난다는 점을 감안해야할 것이다. 미국만 해도 첫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도입된 이후 근 10년이 지난 지금에서야 관심을 끌고 그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이 처음 발행된 이후 서서히 네트워크 효과가 생길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10년 지난 뒤 미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전 세계를 장악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럴 경우 다른 나라 통화들은 2차적인 통화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나중에 달러 스테이블코인과 경쟁하고자 한다면 지금 발행에 나서야 한다. 나중에 달러 스테이블코인이 시장을 장악하고 난 뒤 후회하면 늦다. -아직까지 RWA에 대해 KYC나 AML 등 규제 프레임워크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 미국 등에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지금도 이런 규제에 맞춘 인프라 공급엔 아무 문제 없나. △현재 플룸은 자체적으로 KYC와 AML을 지원하는 기술도 갖고 있고, 둘 모두를 지원하고 있다. 고객 신원확인이 필요한 거래에 KYC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그렇지 않은 거래에 대해서도 지원한다. 시스템적으로 AML도 초기 단계부터 깔려 있다. 자금이 플랫폼 내로 유입되거나 어떤 거래가 발생한다거나 다른 앱과 소통을 하거나 할 때 모두 검증이 필요하며 그럴 때마다 AML을 진행한다. 이는 미국 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의사소통에서 잘 설명했고, 그래서 SEC가 우리 시스템에 대해 안심하고 있는 것이다. -달러 스테이블코인 중 USDC와 USDT는 KYC를 진행하지 않는 걸로 아는데, 이들 코인은 플룸에서 활용하지 않는가. △두 스테이블코인 모두 KYC를 하지 않는다는 건 맞는 얘기다. 다만 이는 개인간 거래(P2P)나 세컨더리 레벨에서는 맞지만, 애초에 실물 달러를 온체인 상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하는 프라이머리 레벨에서는 KYC를 한다. 또한 거래 이후 이 스테이블코인을 다시 실물 달러로 바꿀 떄에도 KYC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USDC와 USDT 두 스테이블코인 모두 지원하고 있다. -플룸은 미국시장과 한국시장에서 단기적인, 중장기적인 사업 목표를 어떻게 세워놓고 있나. 최근 비트고처럼 주식시장 상장(IPO) 계획도 가지고 있나. △일단은 플랫 네트워크를 더 성장시키는 게 최고의 목표다. 다만 RWA 월렛 홀더수나 TVL이라는 양적 지표에 대한 목표는 두지 않고 있다. 양보다는 질이 더 중요한 만큼, 우량한 홀더를 확보하고 더 우량한 자산을 통한 TVL 확대를 중시하고 있다. RWA시장에서 작년 기준으로 홀더가 1년 만에 9배 이상 성장한 84만명 이상으로 늘었는데, 내년 말이면 홀더수가 500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TVL도 1년 새 50억달러에서 188억달러까지 늘었는데, 올해 말이면 1000억달러 정도는 가능할 것 같다. 이처럼 성장이 계속된다면 자연스럽게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방안을 열어놓고 있다. 사업을 키우기 위해 꾸준히 라이선스를 더 많이 취득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 IPO가 됐든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됐든 회사 성장을 위해 자본시장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준비는 하고 있다. 다만 IPO는 아주 단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한국시장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한국시장 침투를 더 늘리 위해 미국 본사와 홍콩 사무소에 이어 한국 사무소를 지난해 세웠고, 현지 채용도 늘리고 있다. 이렇게 늘어난 인력으로 한국 내 기업들이나 투자자 커뮤니티, 금융당국과의 소통을 늘리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