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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첫 기준금리 인상 이후 6개월 만에 세 차례나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선제 대응에 나선 한은이지만, 연준이 긴축에 속도를 낼 경우 마냥 안심할 순 없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파월 의장은 26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막을 내린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3월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매번 회의 때 마다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또 양적긴축(QT) 시기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었지만, 대차대조표 축소 원칙을 발표하며 금리 인상 이후 시행할 것임을 밝혔다. 주로 재투자 금액 조정 등 예상 가능한 방법으로 진행하며 미 국채를 장기 보유할 것임을 명시했다.
이에 채권시장에서는 연준의 긴축 가속화가 한은의 향후 통화정책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점치면서도 다소 엇갈린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한은의 이번 정상화 사이클 내 기준금리 상단이 2% 이상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보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국내 경기 여건이 미국처럼 받쳐주지 못해 한 차례 추가 인상한 뒤 그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일단 연준의 긴축 행보가 한은의 기준금리 상단도 높일 것이라는 전망이 다소 우세한 편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 기준금리는 2분기 1.50%, 3분기 1.75%로 인상될 것이며, 시장은 2.00%까지 궁극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연준이 3, 5, 6월에 연속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고 하반기부터 자산매입 축소가 시작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한은 통화정책 정상화도 늦춰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한은 기준금리 인상 상향 가능성을 반영해 국고채 3년물, 10년물 금리는 2.10~2.35%, 2.50~2.70%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시장 기대보다 많이 시행하거나 양적긴축(QT) 시행을 앞당긴다면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도 내년 2% 이상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내다봤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 긴축 속도가 빨라진다고 해도 한은은 올해 하반기 한 차례 더 올린 1.50%에서 그칠 것”이라면서 “그 이상은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있는 금리 레벨을 넘어설 것으로 판단되며 적자국채 발행, 연말 께 물가 오름세 둔화 등을 고려하면 추가 상승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