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MR(Small Modular Reactor)은 최근 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전 세계적으로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기술이다. 현 원자력발전소(원전)는 대형 원전을 하나하나 설계하는 방식인 데 반해 SMR은 공장에서 필요한 모듈을 생산해 설치 지역에 공급하는 방식이다. 생산의 모듈화와 함께 발전용량을 기존 1000~1400메가와트(㎿)에서 300㎿ 이하로 줄이는 대신 최신 기술을 적용해 안전성과 경제성을 획기적으로 높인 게 특징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 영국을 비롯한 주요국 정부·기업이 약 80여 종의 독자 모델을 개발 중이다. 중국 SMR(ACP100) 이미 2026년 가동을 목표로 2021년 건설에 착수했다.
우리 정부(과기정통부·산업부)도 2019년부터 한국 독자 SMR 개발을 위해 논의를 시작했고 지난해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 2023~2028년 6년간 총 3992억원을 투입해 i-SMR 기술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이미 한국수력원자력·한국원자력연구원을 중심으로 170㎿급 SMR 4기(680㎿)를 한 세트로 한 i-SMR의 기본 설계는 만들어놓은 상황이다. 2025년까지 i-SMR 표준설계를 마치고 2028년엔 이에 대한 인·허가도 마친다는 목표다. 기존 원전은 1기 건설에 5~6년이 걸리는 반면 SMR은 2년이면 만드는 만큼 계획대로 2028년 인·허가 후 건설에 착수한다면 2031~2033년에 걸쳐 i-SMR 4기의 운전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게 김 단장의 설명이다.
그는 “SMR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각국 목표에 따라 노후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체하고 2030년대 중반 이후엔 연 150조원 시장을 형성할 전망”이라며 “우리도 이 시장을 목표로 i-SMR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i-SMR을) 규제에 맞춰 설계했다가 나중에 규제가 바뀌어버리면 이에 맞춰 다시 설계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며 “최신 기술 개발을 반영해 규제를 바꾼 후 일관성을 유지하고 개발-규제자 간 이견 발생 때 이를 조정할 절차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 민간기업이 외국 SMR에 투자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나서 SMR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민간기업이 우리 SMR에 투자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이 포럼을 공동 주최하는 이원욱(더불어민주당)·김영식(국민의힘) 국회의원 외에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여·야 의원 17명이 참석해 힘을 보탰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이창양 산업부 장관, 유국희 원안위원장 등 정부 장관급 인사도 참여해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그밖에 산업계와 학계, 연구소 관계자 약 200여명이 함께 했다.
이원욱 의원은 “탈월전 정책 기조이던 2020년 출발한 SMR 국회 포럼이 벌써 4회를 맞고 원전업계가 어깨를 펴 기쁘다”며 “SMR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여·야가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식 의원도 “SMR은 미래 에너지 산업의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지금은 중국과 미국이 앞서 가고 있으나 우리도 원전 개발 역량과 노하우가 있는 만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SMR은 속도전”이라며 “세계 선두가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친환경·저탄소·분산형 에너지원인 SMR은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의 현실적 해결책 중 하나”라며 “빠르게 실용화해서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민간 조기 참여를 유도하고 공동 해외 마케팅에 나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며 “정부·국회도 미국·캐나다처럼 관련 지원을 강화하는 법안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