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크루들에게 남겨진 선택[김현아의 IT세상읽기]

배재현·김성수, MBK파트너스와 만나…노조와도 면담
대주주인 카카오의 지분 매각 가능성 여전
카카오 노조의 기자회견 취소..지금은 크루들의 시간
IPO 늦추고 상생 경영할 것인가
대주주 바뀌고 새 주주에 적응할 것인가
카카오도 크루들과 절실히 소통했으면
  • 등록 2022-07-05 오후 10:53:10

    수정 2022-07-05 오후 10:53:10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국내 1위 모빌리티 기업인 카카오모빌리티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1대 주주(지분율 57.5%)인 카카오가 자사 지분 중 일부를 MBK파트너스에 매각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크루들(직원들)이 동요하고 있기 때문이죠. 2주 이상 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스마트폰 앱을 켜서 택시를 쉽게 부르는 서비스로, 우리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준 기업입니다. 정치권과 밀착된 택시업계가 두려워(?)대기업들도 사업 확장에 주저했을 때, 택시호출 문화를 만들었죠. 비록 지난해 ‘도미노 요금 인상’을 추진했다가 잇단 반발에 부딪혀 철회하는 등 사회와의 교감에 미숙했던 적도 있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지금의 혼란은 왜 생긴걸까요? 6월 15일 카카오 공시가 발단입니다. 전날, 그 전날 일부 언론을 통해 ‘카카오가 MBK파트너스에 지분을 팔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까지만 해도, MBK파트너스는 ‘사실무근’이라고 했고, 카카오도 ‘한 차례 만났을 뿐’이라고 의미를 축소했습니다. 그런데 공시에서는 온도 차를 보였죠. “다양한 방안을 검토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였습니다. 전날까지는 지분매각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듯 언급했다가, 다음 날 공시에서는 추진되고 있다는 쪽으로 슬쩍 바뀐 셈입니다.

왜 카카오는 모빌리티 지분매각까지 생각한 걸까요? 현 상황은 어떻고, 어떻게 마무리되는 게 바람직한 걸까요?

배재현·김성수, MBK파트너스와 만나…노조와도 면담

MBK파트너스와 만난 사람은 배재현 최고투자전략책임자(CIO)와 김성수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장으로 전해집니다. 지분 매입을 원한 MBK파트너스와 만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CEO에게 미리 상의하진 않았다고 하죠. 이를 두고, 미리 알렸다면 카카오모빌리티 크루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이후 배재현 CIO와 김성수 CAC장은 카카오공동체 노동조합(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지회장 서승욱)을 만나 현상황을 설명했습니다. 또, 류긍선 CEO와 김성수 CAC장 간 면담도 추진된 것으로 전해집니다.



지분 매각 가능성 여전


57.5%에 달하는 카카오의 모빌리티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여전합니다. MBK가 원하고 있고, 카카오 경영진들도 지분을 일부라도 팔 계획을 접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6월, 카카오모빌리티가 TPG컨소시엄과 칼라힐로부터 14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를 유치했을 때, 기업가치 평가액이 3조 6164억원이었으니, 카카오가 지분 전체(57.5%)를 MBK 등에 넘기기는 부담스럽지만요.

왜 카카오는 모빌리티 지분을 매각하려 하는 걸까요? 혹시 공정거래위원회의 콜몰아주기 제재때문일까요? 카카오 한 임원은 “공정위 이슈는 법정에 가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 고려 사안이 안 된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뭘까요? “카카오 공동체 정신으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라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기업공개(IPO)를 급하게 하려고 수익위주 경영을 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사랑받는 회사, 택시 업계를 포함한 이해관계자들과 상생하는 회사가 되는데 2~3년쯤은 집중해 달라는 얘기라고 합니다.

카카오 노조의 기자회견 취소…지금은 크루들의 시간

카카오 노조역시 이유야 어떻든 ‘사모펀드 매각 반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던 처음 모습과는 다소 달라진 분위기입니다. 우천을 이유로 항의 기자회견을 취소했다지만, 배재현 CIO와 김성수 CAC장을 만난 뒤 말을 더욱 아낍니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지분 매각 반대가 아니라 대주주의 위치가 달라질 경우 직원 보상 등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얘기마저 나옵니다.

여러분은 이 사태를 어떻게 보시나요? 택시업계의 과도한 업종 이기주의가 카카오모빌리티를 흔들었다고 평가할 수도 있고, 2대 주주인 TPG컨소시엄이 지나치게 수익위주 경영을 요구해 경영진이 난감했다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직원들에게 나눠준 스톡옵션이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 수익을 탐하게 된, 안타까운 이유가 됐다는 평가도 들립니다.

그런데, 저는 카카오가 아예 모빌리티에서 손을 떼진 않았으면 합니다. 지난 정부 때 ‘타다금지법’으로 타다베이직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 뒤, 카카오모빌리티 마저 사모펀드 손으로 넘어가면 우리나라의 모빌리티 생태계는 다시 한번 흔들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 크루들은 선택의 시간에 서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대주주의 생각이 수익위주 경영이 아니라 국민에게 사랑받는 카카오모빌리티에 있다는 게 재확인됐기 때문입니다.

크루들 개개인 입장에서는 부담일 수 있습니다. 카카오가 대주주로 있는 한, IPO는 늦어지고 상생경영은 강조될 것이니까요.

크루들은 MBK 등 사모펀드에 팔릴 경우도 고려해야 합니다. 사모펀드의 특성상 수익위주 경영은 가속화될 터이고, 적응하지 못한 크루들은 회사를 떠날 테지요. 사람이 전부인 IT기업에 이런 상황은 최악입니다.

지인의 말대로 지금은 온전히 모빌리티 크루들의 시간입니다. 다만, 대주주인 카카오도 모빌리티 크루들과 더 절실하게 소통했으면 합니다. 혁신 서비스를 만드는 과정에서 불가피했을 수 있는 좌충우돌의 상황을 보듬지 못한다면, 그래서 불필요한 오해가 쌓인다면, 카카오 공동체 전체의 균열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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