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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35포인트 상승한 2536.57에 출발했으나 오전 장중 하락세로 전환했다.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매수세를 이어갔지만 기관의 매도세를 방어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기관은 2008억원어치를 팔아치웠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537억원, 567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기관이 팔아치운 매물을 소화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6월과 7월 두 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 스텝’을 단행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이 9월 FOMC에서 ‘자이언트스텝’과 50bp를 인상하는 ‘빅스텝’ 가능성이 비슷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연준의원들이 ‘긴축 지속’이냐 ‘선제적 인상’ 중 어느 쪽에 가중치를 둘지에 따라 추가 상승의 폭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FOMC 의사록 공개 앞두고 경계심리 유입에 차익실현 심리 증폭돼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면서 “코스피 지수는 특별한 상승 모멘텀 이슈가 부재한 데다가 의사록 경계심리에 온전히 노출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에 상장된 928개 종목 가운데 633개 종목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선 자동차주의 낙폭이 컸다. 현대차는 3.8%, 기아는 4.02% 급락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서명한 이른바 ‘인플레이션 감축법’이 한국산 전기차에 불리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탓이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안은 4400억달러 규모의 정책 집행과 3000억달러의 재정적자 감축으로 구성된 총 7400억 달러(910조 원)의 지출을 골자로 한다. 전기차 보급 확대를 위해 일정 요건을 갖춘 중고차에 최대 4000달러, 신차에 최대 7500 달러의 세액 공제를 해주는 내용 포함하고 있다. 다만 중국산 핵심광물과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를 혜택 대상에서 빼고, 미국에서 생산되고 일정 비율 이상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와 핵심광물을 사용한 전기차만 혜택을 주기로 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현대차의 아이오닉5, 기아의 EV6는 전량 한국에서 생산돼 전기차 보조금에서 제외된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 내년부터 국내 생산 전기차의 보조금 혜택이 사라지게 돼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이 축소될 수 있다”면서 “다만 차량 가격 제한으로 테슬라, 벤츠, BMW, 아우디 등 경쟁사 모델의 상당수가 보조금 지급이 제외되고 고급차 브랜드의 경우 향후에도 보조금 가격 상한을 맞추기 힘들어 보이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