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정고무신’ 캐릭터로 인질극”…동생 이우진 작가의 울분

“2007년 악연, 형 영혼까지 갉아먹어”
‘검정고무신’ 권한 반환·소 취하 촉구
형설앤, 2019년 작가들에 손배소 제기
이우영 작가, 지난 11일 극단 선택해 숨져
  • 등록 2023-03-27 오후 9:23:35

    수정 2023-03-27 오후 9:27:57

[이데일리 이재은 기자] 인기 만화 ‘검정고무신’을 그린 고 이우영 작가의 동생이 “혼자서 싸우다 아주 멀리 떠난 형이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에 조금 더 관심 가져주고 귀 기울여 달라”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우영작가사건대책위원회(대책위) 측은 ‘검정고무신’ 캐릭터 사업을 맡은 업체 측이 “캐릭터로 인질극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검정고무신 故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동생 이우진 작가가 발언 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형과 함께 ‘검정고무신’을 그려 온 이우진 작가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캐릭터 업체 형설앤과 계약한) 2007년의 인연은 악연이 돼 형의 영혼까지 갉아먹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어린 시절 만화를 사랑했고, 만화 이야기로 밤새우던 형의 목소리는 이제 들을 수 없게 됐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이우진 작가는 자신에 대해 “이우영 작가의 51년 삶 동안 20년은 형제, 나머지 30년은 절친이지 만화가 동료로 살며 ‘검정고무신’을 그려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우영 작가가 숨지기 직전 건 전화를 받지 못했다며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한다. 아마도 형이 마무리하지 못했던 이 문제를 해결하고 제자들의 창작 활동을 구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는 말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전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검정고무신 고 이우영 작가 사건 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책위 측은 “세대를 막론한 사랑을 받은 ‘검정고무신’을 그린 작가가 작품 저작권을 강탈당하고 그 괴로움에 못 이겨 스스로 생을 마감한 사건을 기억하지 않는다면 우리 만화·웹툰계의 미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장진혁 형설이엠제이 대표이사와 형설출판사를 향해 ‘검정고무신’ 관련 일체 권한을 유가족에게 돌려주고 사과할 것과 원작자들에 대한 민사소송 취하를 요구했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의 엄중한 조사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대책위 대변인을 맡은 김성주 법무법인 덕수 변호사는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작가들은 사실상 작품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작가들의 손과 발은 묶인 과정에서 ‘검정고무신’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나오고 캐릭터 상품이 만들어지면서 절망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고 했다.

앞서 형설앤 측은 2019년 이우영, 이우진 작가 등의 개별적인 창작활동을 문제 삼아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형설앤과 저작권 법적 분쟁을 이어가던 이우영 작가는 지난 11일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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