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영락 기자] 영국에서 활동하는 경제학자 장하준 런던대 교수가 한미일 공조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 연합 |
|
27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새 책 출간 간담회를 연 장 교수는 현제 경제 상황을 진단했다. 특히 장 교수는 윤석열 정부가 미국, 일본과의 공조를 강화하는 외교안보 전략을 취하고 있는 데 대해 경제적 측면에서 균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장 교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줄타기를 잘해야 하고 일본에 말려들어서도 안된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로 장 교수는 미국이 반도체 부문에 대중국 제재를 강화하는 등 대외적으로 적대적인 정책을 취하면서도 경제적인 협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는 상황을 지적했다. 미국은 보호무역과 실용주의의 관점으로 움직일 뿐 중국과 이념 싸움을 하고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장 교수는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일본이 추구하는 한미일 공조에 말려들면 절대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무역 의존도가 15%밖에 안 되는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경제를 가진 국가 중 하나다. 일본의 위치와 우리가 처한 위치가 완전히 다르다. 그 나라가 보는 세계 전략과 우리가 보는 전략이 같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논란의 한일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한·일은 공동 이익을 추구하는 가장 가까운 이웃”이라며 일본과의 외교적, 경제적 공조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정부가 중국과 대적하며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경제구조를 감안할 때 일본과 달리 그 같은 공조가 반드시 이익으로 돌아오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일본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한쪽을 버릴 수 있지만,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며 “미·중 관계의 줄타기를 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