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년 동안 조용했던 후지산, 한반도 덮칠까

일본 현지서 후지산 분화 가능성 쏟아져
활화산으로 분화 가능···300년 동안 힘 모아
제트기류로 한반도 간접 영향..도쿄 직접적 타격
전문가들 "화산 분화는 전지구적 문제, 예의주시해야"
  • 등록 2022-01-19 오후 5:00:49

    수정 2022-01-19 오후 8:56:34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후지산이 분화하면 일본 경제에 큰 피해를 주고, 우리나라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사진=이미지투데이)
지난 300년 동안 분화하지 않은 일본 후지산이 폭발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우리나라에도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 화산 전문가들은 후지산 폭발이 현실화되면 일본 동북부 공업지역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한편 항공기 결항, 일본산 부품 공급망 차질과 같은 피해를 줄 수 있어 미리 폭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지진 발생으로 마그마 자극 가능

후지산은 혼슈 중앙부에 위치해 있는 활화산으로 일본 경제의 심장부인 도쿄에서 100km 떨어져 있다. 후지산은 지질학적으로 하나의 판이 다른 판으로 파고드는 섭입현상이 이뤄지는 곳이다. 필리핀해판이라는 해양판이 일본 열도 밑에 들어가고, 이 해양판속에 다시 태평양판이 들어가 겹쳐진 독특한 구조를 가져 분화가 자주 발생했다. 지난 1200년 동안 11번 분화하면서 100년에 한 번 정도 발생했다.

지난 300여년 동안 휴지기를 가졌던 후지산은 최근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진과 같은 폭발 징후가 계속 발생하면서 현지 전문가를 중심으로 분화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작년 12월 초 후지산 인근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후지산 분화’라는 해시태그가 퍼지면서 사람들의 긴장감을 키웠다. 이후에도 주변에서 지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지진이 대분화의 징조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실제 1707년 마지막 분화 당시 호에이 대지진 발생 직후 한 달여만에 호에이대분화가 발생했다. 활화산으로 분류되는 후지산 주변에서 징조들이 계속 나오면서 긴장감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분화 규모가 클 수 있다는 점도 후지산 분화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일반적으로 분화 빈도가 잦으면 힘이 약해진다. 후지산은 지난 300년 동안 침묵하며 힘을 모았기 때문에 분화 규모가 클 수 있다.

화산 전문가들은 분화구 인근이나 화산 밑 마그마 주변에서 지진활동이나 지표변화가 이뤄지면 화산분화가 임박했다고 분석한다. 지진이 화산과 먼 곳에서 이뤄지더라도 활동을 간접적으로 자극할 수 있다. 후지산 아래에 있는 마그마방(마그마가 채워진 공간)이나 마그방을 둘러싼 지각을 자극해 마그방을 활성화하거나 단층을 약해지도록 만들어 틈 사이로 마그마가 분출될 수 있다.

권창우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후지산은 잘 알려진 활화산이면서 300년동안 분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언제든지 분출할 수 있다”며 “지진이 후지산과 떨어진 곳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직접적인 영향 가능성은 낮지만, 간접적으로 화산 분화를 자극하는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일본 수도권 기능 마비 가능, 한반도 간접 피해

후지산이 분화하면 마그마 활동으로 인근 지역에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화산재다. 화산재는 성층권을 타고 제트기류의 영향으로 도쿄 중심부를 강타할 가능성이 높다. 제트기류는 중위도 지방의 고도 9~10㎞ 대류권과 성층권의 경계면 부근에서 형성돼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강한 바람을 뜻한다. 후지산 상공은 제트기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화산재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해 일본 수도권 일대 기능을 마비시킬 수 있다. 미세먼지처럼 호흡기에 들어가 지병을 만들거나 바닷물에 들어가 어류들을 죽게 만들 수 있다. 황 성분들이 일부 포함돼 있어 빗물과 함께 송전탑에 들어가 합선에 따른 화재를 유발하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다.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는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기 보다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과거 일본 홋카이도나 남서쪽 지역에서 남동풍의 영향으로 경남권에 화산재가 유입된 사례도 있지만 후지산은 사정이 다르다. 과거 후지산 대분화 당시 한반도로 화산재가 유입된 사료나 흔적도 없다는 게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하지만 후지산이 분화하면 화산재가 퍼져 우리나라에서 미국이나 일본으로 가는 항공기 결항과 같은 간접적인 피해를 줄 수 있다. 분화가 지난 946년 백두산 대분화처럼 강력한 분화로 이어져 피해 규모를 키우거나 분화가 여러 번 나눠 이뤄질 수도 있다.

따라서 국내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에 대한 시나리오 연구 등을 통해 대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화산 분화는 지역적인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적 문제가 될 수 있는 만큼 후지산 분화 상황을 주시하며, 피해를 줄일 방법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윤수 포항공대 환경공학부 특임교수는 “후지산 분화는 일본 전문가들이 전부 위험성에 동의하는 문제이며, 도시화·산업화에 큰 피해를 줘서 우리나라에도 경제적인 영향을 줄 여지가 있다”며 “인류가 자연현상은 막을 수는 없지만, 미리 대비한다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만큼 분화 시나리오 연구 등 선제 대응 방안을 고민하고 실행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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