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은 참모(Staff)와 계선(Line)으로 구성된다. 이 둘은 상호 보완적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권에서는 참모의 권한이 지나칠 만치 크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청와대 참모가 각 부처 계선에 있는 인사들에게 명령하고 복종을 강요했던 게 사실이다. 실제 대통령의 의중인지, 아니면 참모 개인의 판단인지 알 수 없다. 대통령 뒤에 숨어 권한을 행사한 ‘월권’일 수 있다는 얘기다.
청와대 참모가 대통령 보좌 업무를 넘어 국방 수장 위에 군림했던 사례는 알려진 것만 여럿이다. 국방부 장관을 건너 뛰고 일선 부대에 직접 지시하고 보고를 받은게 단적인 예다. 3년 전 청와대가 박한기 당시 합참의장에 작전 조치 관련 지시를 하고 이를 어겼다며 소환 조사까지 했던게 대표적이다.
청와대 국가안보실의 군 관련 개입설은 끊이지 않았다. 2019년 6월 큰 파문을 일으킨 삼척항 북한 목선 귀순 사건 당시 청와대 안보실의 지나친 개입과 간섭이 군의 축소·은폐로 이어졌다는 책임으로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엄중 경고를 받았다. 그러나 정부가 16명을 살해한 북한 주민 2명을 추방했을 당시인 같은 해 11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김 전 차장 휴대전화에는 공동경비구역(JSA) 대대장(중령)이 보낸 보고 문자가 있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는 국방부가 언론에 배포하는 보도자료를 사전 검열하면서 소소한 표현까지 시비를 걸고 간섭했던 게 사실이다. 국가안보실장은 남북관계를 고려해 국방장관에게 “국방의 국 자도 언론에 나오면 안 된다”는 언질을 하기도 했다. 군의 기강 해이 사고에 대한 징계를 청와대와 협의하지 않고 독단적으로 했다고 질책한 사례도 있었다. 말로는 ‘책임 장관제’ 운운했지만 사실상 국방부와 군을 좌지우지했던 전 정부 청와대의 민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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