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위기론 급부상…"불황도 문제지만 기술 초격차 시급"

SEMI 프레스 컨퍼런스서 삼성·SK 반도체 기술력 조명
"마이크론·YMTC 등 후발업체 기술 추격 무섭다"
"불황은 곧 회복…전 세계 반도체 팹 투자 이어질 것"
"국가지원 늘어나야..지금 수준으론 장비밖에 못 사"
  • 등록 2023-02-01 오후 4:30:58

    수정 2023-02-01 오후 7:26:08

[이데일리 최영지 기자]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뒤처지는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미국 마이크론이 공격적으로 기술 추격을 하고 있습니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

삼성전자(005930)에 이어 SK하이닉스(000660)도 지난해 4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국내 반도체업계에 빨간 불이 켜졌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다운턴(불황)보다도 해외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좁혀지는 현 상황이 위기라는 데 목소리를 모았다. 결국, 미국과 대만 등이 반도체 관련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우위를 점하려면 국가 차원의 투자 및 지원정책 확대를 전제로 한 기술개발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최정동 테크인사이츠 박사가 1일 열린 SEMI 코리아 프레스컨퍼런스에 참여하고 있다.
1일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코리아가 코엑스에서 개최한 세미콘 코리아 2023에 앞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선 전문가들의 반도체 불황 이후 전망에 대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의 최정동 박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메모리반도체 선두주자로 언급하면서도 후발업체인 마이크론에 집중했다. 그는 “이들 3사는 D램 주력 제품으로 15나노미터에서 14나노미터로 개발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마이크론이 공격적으로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삼성전자도 개발기간을 단축시켜 마이크론의 추격에서 더 멀리 달아나야 할 것”이라고 했다.

업계 3위인 마이크론은 차세대 D램과 낸드플래시를 가장 먼저 공개하는 등 공정 전환에 적극적으로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223단 낸드 양산, 5세대(1b) D램 개발을 발표했다. 공식적인 언급으로는 마이크론이 세계 최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이 1,2,3위를 기록했으며 이중 삼성전자만 전분기 대비 시장점유율이 소폭 줄었다.

(자료=트렌드포스)
최 박사는 이어 “D램의 셀 크기를 축소하거나 간격을 줄이는 방법에 한계가 있는데 이에 대한 해결책이 3사에서 나와야 할 것”이라며 차세대 반도체로 꼽히는 3D D램을 언급했다. 또 “삼성전자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도 하고 있어 EUV(극자외선) 노광장비에 대한 투자를 과감하게 하고 있지만 마이크론은 파운드리 비지니스가 없어 EUV 투자에 주저하는 면이 있다”며 “이때문에 마이크론은 EUV가 없어도 되는 3D D램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낸드플래시의 경우, 또 다른 제조업체인 중국 YTMC(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의 추격을 지목했다. 최 박사는 “낸드 쪽에는 경쟁업체가 더 많다”며 “시중에서 삼성전자(236단)·SK하이닉스(238단)·마이크론(232단)의 200단 이상 낸드는 구하기 어려운 반면 YMTC의 232단 제품은 쉽게 보인다”고 했다. YTMC는 중국 정부 지원으로 2016년 설립된 후발업체다. 시장점유율은 2020년만 해도 1%대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3%대로 급성장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업체들에 대한 제재도 이같은 성장에 대한 견제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최 박사는 낸드 원가 경쟁력은 삼성전자가 업계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 스크보르초바 SEMI 시장조사 애널리스트가 1일 열린 SEMI 프레스컨퍼런스에 참석 중이다.
이나 스크보르초바 SEMI 시장조사 애널리스트는 올해 반도체 설비 투자 전망과 관련해 “현재 반도체 불황이 심화하는 만큼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시장조사업체들은 22% 상당 반도체 시장이 역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계속해서 캐파(생산능력)을 늘리고 있기에 소재·부품·장비 등 반도체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21~2023년 전 세계에 84개의 팹 투자가 이뤄졌으며 이는 앞서 2018~2020년 64개의 팹이 구축된 것과 비교해 대폭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2018~2020년 전체 팹의 84%가 아시아에 집중됐다면 2021~2023년에는 그 비중이 58%로 줄었다. 반면 미국의 경우 같은 기간 3개에서 18개로 가장 많이 투자를 늘렸고, 유럽도 7개에서 17개로 확대했다. 이와 관련 “각국이 반도체 공급망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며 “이 중심에 미국 반도체지원법이 있었고 대중 수출 규제도 강화됐다”고 했다. SEMI에서 연사로 참여하는 한 기업 임원은 “기술 초격차를 이루려면 투자도 같이 늘어나야 하며 우리나라 역시 미국과 대만처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한 이유”라며 “K칩스법(반도체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돼도 세액공제 등 지원폭이 다른 경쟁국에 비해 크지 않다. 실질적으로 지원 규모는 장비 몇대 사는 수준에 불과할 것으로 보여 여전히 문제”라고 했다.

한편 전날 삼성전자는 지난해 302조원 상당의 연간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면서도 4분기 영업이익이 68% 이상 급감했다고 밝혔다. 주력 사업인 DS(반도체) 부문은 4분기 영업이익은 2700억원에 그쳐 전년 4분기 영업이익 8조8400억원에서 97% 급감했다. SK하이닉스도 이날 전년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1조7000억원 규모 영업손실을 냈다고 했다.

(자료=S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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