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합집산' 소상공인…소공연 위상 흔들리나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 중기부 비영리법인 허가
한상총련 등 자영업자·소상공인 관련 단체 모여
"보다 다양한 소상공인 목소리 담아낼 것"
법정 단체 소공연, '춤판 워크숍' 논란 이후 위상↓
  • 등록 2021-03-22 오후 5:04:52

    수정 2021-03-22 오후 9:41:19

지난 2월 중소상인과 실내체육시설 단체 회원들이 22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코로나19 거리두기 관련 재난지원금이 아닌 손실보상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호준 기자]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법정 경제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이하 소공연)가 내분까지 겪자, 소상공인 단체 간 ‘이합집산’이 빨라지고 있다. 소공연이 지난해 일명 ‘춤판 워크숍’으로 내분을 겪으며 흔들린 사이 다양한 소상공인들이 각자 이해관계에 맞는 단체를 설립하거나 뭉치면서 세력을 키워가는 모양새다.

22일 소상공인 업계에 따르면 140여 개 소상공인 조직이 모인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가 지난 16일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비영리법인 허가를 받았다.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는 한국지역경제살리기중앙회 주도로 지난해 10월 출범한 조직이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이하 한상총련)를 포함해 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 등이 참여했다. 세 단체 모두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상공인 생존권 보장을 위한 금융지원과 손실보상을 정부에 요구하며 투쟁했다.

그런데도 ‘친여’ 성향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방기홍 공동대표가 속한 한상총련은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 이동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활동하던 단체다. 중소상공인단체중앙회는 최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방기홍 공동대표는 “정부와 갈등만 빚는 게 아니라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대안도 제시할 수 있는 자영업자·소상공인 권익보호 활동을 이어갈 것”이라며 “특정 단체나 업종 이익보다 다양한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담아내겠다”고 말했다. 현재 자영업소상공인중앙회에는 140여 개 지방조직과 1000여 명 이상 소상공인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 공동대표는 “지역지부나 회원은 앞으로 계속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지난 9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소상공인연합회 앞에서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배동욱 회장 해임 관련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연합회 쇄신을 다짐하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처럼 소상공인 단체들이 덩치 키우기에 주력하는 사이 법정 단체 소공연은 지난해 일명 ‘춤판 워크숍’ 논란 이후 내분이 이어지며 갈피를 못잡는 분위기다. 지난해 9월 소공연 비상대책위원회는 배동욱 전 회장을 탄핵했지만, 법적 공방이 이어지며 6개월이 넘도록 후임 회장을 선출하지 못했다.

소공연은 지난달 26일 신임 회장 선출을 위한 첫 내부 회의를 열었지만, 업종별 단체장과 지역 단체장이 회장 선출 투표권을 둘러싸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파행으로 끝났다. 결국 지역 단체장들은 ‘소상공인비상행동연대’라는 이름으로 지난 16일 ‘손실보상 소급적용’ 기자회견을 따로 열기도 했다.

소공연은 정부·여당으로부터 ‘패싱’ 당하는 모습도 수차례 연출했다. 지난해 11월 5일 ‘소상공인의 날’을 기념해 더불어민주당과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소공연 대신 한상총련과 마트·편의점 관련 단체가 참여했다. 방역당국이 지난 2월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안 마련을 위해 연 공개토론회에서도 소공연은 초대받지 못했다. 대신 한상총련 관계자가 자리를 채웠다.

이 같은 소공연의 모습은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 2014년 ‘소상공인 지원에 관한 법률’ 제24조에 따라 설립한 소공연은 최저임금 인상 등 소상공인 현안에서 정부와 정면 충돌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2019년에는 ‘정치세력화’를 내세워 관리·감독 권한을 가진 중기부와 대립하기도 했다. 1~2대 회장을 지낸 최승재 전 회장(현 국민의힘 의원)은 소상공인 대표성을 인정받아 지난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했다.

최근 소공연은 내달 초 제4대 회장 선거를 열기로 하고 오세희 한국메이크업미용사회중앙회장이 단독 입후보했다고 밝혔다. 오 회장은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를 신청해 일반경쟁 분야 후보군에 들었지만 탈락했다.

소공연 관계자는 “소공연은 법정 경제단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며, 앞으로도 소상공인 이해와 요구를 담아내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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