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친구' 바이든·시진핑, 첫 정상회담에 '대만' 놓고 큰 소리(종합)

웃으며 손흔들고 인사…'협력' 중요성 강조
최대 쟁점은 대만…인권·무역 등도 논의
시진핑 "대만 갖고 불장난하면 타 죽을 것"
바이든 "美 이익과 가치 옹호…산업 보호"
  • 등록 2021-11-16 오후 5:43:20

    수정 2021-11-16 오후 9:11:51

사진=CCTV 캡쳐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방성훈 기자] 세계 양대 대국인 미국과 중국 간의 ‘세기의 대화’가 마침내 16일(미국시간 15일) 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한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공식적으로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았던 지난 2년 5개월여 동안 두 나라를 둘러싼 환경이 많이 변했고, 신냉전으로 불릴 만큼 패권 다툼이 격화했다. 다양한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미·중 정상은 대만 문제에 대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뜻을 같이 하면서도 해법을 놓고선 팽팽하게 맞섰다.

웃으며 손흔들고 ‘오랜 친구’ 인사도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오전 8시46분(이하 베이징 시간)부터 10시42분까지 1시간 56분간 회담했다. 이어 두 정상은 휴식 후 오전 11시6분 회담을 속개해 12시24분까지 1시간 18분간 후반부 회담을 진행했다. 중국 중앙(CC)TV에 따르면 전반 회담은 예상보다 30분가량 길어졌다. 그만큼 논의할 내용이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과거 친분이 있었던 만큼 회담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다. CCTV가 공개한 영상에는 두 사람이 웃으며 모니터 너머 손을 흔드는 모습도 포착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시 주석과 화상으로 진행한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당신과 나는 서로 그렇게 격식을 차린 적이 없지만, 아마 좀 더 격식을 갖춰 시작해야 할 수도 있겠다”고 했다. 두 정상은 바이든 대통령이 오바마 행정부의 부통령, 시 주석이 국가부주석을 지낼 때부터 여러 차례 대화해 왔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바이든 대통령은 “솔직한 대화를 희망한다”면서 다음 번에는 화상이 아닌 “직접 만나기를 고대한다”고도 했다.

중국 측 발표문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영상을 보면 시 주석은 바이든 대통령을 ‘라오 펑여우’(老朋友·오랜 친구)라고 칭하고 “이렇게 화상 방식으로 만나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라오 펑여우’는 정확한 정의가 있는 건 아니지만 보통 오랜 인연을 가진 신뢰 관계가 있는 사람을 지칭할 때 쓰인다. 중국은 자국과 깊은 친교를 맺거나 정치이념 등에서 동질감이 깊은 외국 지도자를 이렇게 부르는데, 한국 지도자로는 김대중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대표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회담하고 있다. (사진=AFP)
최대 쟁점은 대만…시진핑 “대만 불장난하면 타 죽을 것”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전체적으로 양국 간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대만 문제의 해법을 놓고는 충돌했다.

시 주석은 “대만 정세가 새로운 긴장에 직면했다”며 미국의 일부 인사들이 대만의 독립을 부추긴다는 점을 지적하고 “이런 추세는 매우 위험하며 불장난을 한 사람은 반드시 불에 타 죽을 것(自燒·자분)”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최대한의 성의와 최선을 다해 평화통일의 비전을 이루려 하겠지만 만약 대만 독립·분열 세력이 도발하고 심지어 레드라인을 넘으면 우리는 부득불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중화인민공화국 정부는 중국을 대표하는 유일한 합법 정부”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새로운 시기에 중미는 공존을 위한 세 가지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며 “첫번째는 상호 존중, 두번째는 평화 공존, 세번째는 협력 및 윈윈(상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구는 중·미가 함께 발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며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말자”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고수해오고 있다”면서도 “미국은 현 상태를 바꾸거나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훼손하려는 일방적인 노력에 강력히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 측 발표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고, 대만 해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희망한다”면서 “미국은 중국의 체제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 동맹 강화로 통한 중국의 반대를 추구하지 않고, 중국과 충돌할 의도가 없다”고도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전략적 위험 관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힘주어 말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이 갈등으로 바뀌지 않도록 하고, 소통 채널을 개방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선 상식적인 가드레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中불공정 무역관행서 보호해야” 인권 문제도 지적

무역 문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시 주석은 미국이 중국 기업 압박을 멈출 것을 요구했고,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을 지적했다.

시 주석은 “중·미 경제무역의 본질은 상호 공영”이라며 “기업가는 비즈니스 얘기만 한다는 말이 있듯이 양국 경제무역 문제를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측은 국가안보 개념의 남용과 확대, 그리고 중국 기업 때리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은 미국의 이익과 가치를 옹호하고, 21세기로 나아가는 길목에서 동맹국 및 파트너와 함께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공정한 국제 시스템을 발전시키기 위한 규칙들을 보장할 것”이라며 자국 내 광범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는 한편, 해외 동맹 및 파트너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아울러 중국의 불공정 무역 및 경제 관행으로부터 미 노동자와 산업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인권 문제와 관련, 중국 신장, 티베트, 홍콩에서의 관행에 광범위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같은 내용은 중국 측 발표에는 빠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밖에 인도·태평양 지역의 번영을 위해서는 항행의 자유 및 안전한 상공 비행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이외에도 글로벌 에너지 공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를 형성했으며, 북한, 아프가니스탄, 이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이 처음 단독으로 마주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양국 간 현안이 우선시 됐고, 북핵 문제 등은 비중있게 다뤄지지 않았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당장 깊어진 갈등을 봉합하는 돌파구가 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많다.

미 고위 당국자는 “오늘의 회담은 일종의 근본적인 출발점”이라며 “우리는 돌파구 마련을 기대하지 않았다. 미·중이 공개된 소통선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진전”이라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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