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문재인 흔적 지우기' 도시재생사업 메스…국토부, 대대적 개편 착수

도시재생업무 축소, 1기신도시 재정비사업 추가
488곳 사업지 성과 점검해…예산 구조조정 돌입
지역특화 재생사업·혁신지구거점사업 집중 유력
  • 등록 2022-07-04 오후 5:15:34

    수정 2022-07-04 오후 9:41:41

[이데일리 하지나 박종화 기자] 정부가 도시재생사업의 전면 손질에 나서면서 ‘문재인 정부의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이번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도시재생뉴딜사업이 사실상 실패작이라 평가하고 조직과 사업방향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국토교통부는 도시재생 관련 예산과 업무를 축소하고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1기 신도시 정비 사업’을 새롭게 추가해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도시재생사업기획단 조직개편…‘1기 신도시 재정비’ 본격화

국토교통부는 그동안 도시재생사업을 추진했던 ‘도시재생사업기획단’에 대해 조직개편을 추진한다. 기존 업무였던 ‘도시재생’ 외에 ‘노후 도시 정비사업’을 추가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인 ‘1기 신도시 재정비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신규 어젠다로 1기 신도시 특별법 제정을 통한 10만 가구 공급 기반을 마련하는 국정과제를 줬다”며 “1기 신도시 특별법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면서 관련 업무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조직 명칭도 변경한다. ‘도시재생정책과’, ‘도시재생역량과’, ‘도시재생경제과’는 각각 ‘도시정비정책과’, ‘도시정비경제과’, ‘도시정비산업과’로 바뀐다. 도시재생 관련 업무는 줄어들 전망이다. ‘도시재생사업기획단의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도시재생사업 거버넌스 구축 및 역량 강화 업무’에서 ‘교육 및 협력 체계 구축’으로, ‘도시재생 예비사회적기업 제도’에서 ‘도시재생 공동이용시설 등의 운영 및 지역 공동체 활성화’ 등으로 역할을 축소했다. 우리동네살리기, 주거지원형, 일반근린형, 중심시가지형, 경제기반형 등 세분화했던 도시재생사업 유형도 통·폐합한다.

2014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진행 중인 서울 종로구 창신동 일대(사진=이데일리DB)
문재인 정부 선 긋기…지자체에 “도시재생 구조조정안 제출하라”

정부가 도시재생사업 축소에 나선 것은 성과가 뚜렷하지 않아서다. 전면개발 대신 도시재생으로 지역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도시재생사업은 문재인 정부의 도시 정책 중 핵심이다. 매년 10조원씩 50조원을 예산을 투입해 지금까지 488곳이 사업지로 선정돼 국고 등을 지원받았다. 사업지 당 많게는 국비만 수백억원을 투입했다. 하지만 실제 집행률은 떨어지고 투입 예산 대비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지난 2018~2020년 도시재생뉴딜사업 예산 집행률은 평균 56.5%에 불과하다.

2014년부터 도시재생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10년째 봉제공장을 운영 중인 A씨는 “뭘 했는지 몰라서 좋다 나쁘다 말할 수 없다”며 “차라리 재개발해서 보상이라도 받고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말 국토부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도시재생 뉴딜사업 구조조정안을 요구했다. 국토부는 구조조정 방안으로 세부 사업 삭제, 자체 재원 조달 등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비 지원 중단을 사실상 통보한 셈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5년간 도시재생 정책을 평가하고 개편하고 있다”며 “매년 100개씩 물량을 정해서 지원하는 방식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제 활성화나 지역 일자리 창출 같은 도시재생 사업의 본래 목적이 극대화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관점에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열표 도시재생 정책’ 윤곽은 이르면 하반기, 늦어도 내년쯤 드러낼 예정이다. 주거와 업무, 상업 등 기능이 복합된 도시재생혁신지구에 지원을 집중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생활 사회간접시설(SOC)을 확충하는 데 집중했던 소규모 사업은 통·폐합하되 지역 특성을 살릴 수 있도록 유도한다.

도시재생지역에서 전면 재개발을 불허했던 방침도 공식적으로 폐기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서울 등 지역마다 도시재생사업을 재개발로 돌리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고 있어서다. 한국도시재생학회장을 지낸 이명훈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장은 “그간 사업지가 너무 많다 보니 효과가 떨어진 측면이 있었고 이미 시급한 데는 사업이 이뤄졌다”며 “규모 있는 사업에 지원을 집중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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