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파행 두고 `필리핀行` 권성동..민심 안 무섭나[기자수첩]

  • 등록 2022-06-28 오후 3:59:06

    수정 2022-06-28 오후 9:38:59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차에 기름 넣기가 무섭다. 5만원이면 일주일은 거뜬했는데, 이젠 사흘이면 주유 경고등이 켜지는 느낌이다. 장 보기가 무섭다. 아이 줄 과일과 생필품 몇 가지 사면 10만원을 훌쩍 넘는다.

역대급 물가 폭등으로 이곳저곳에서 비명이 나오고 있다. 기름값에서 시작해 사소한 물건 하나까지 오르지 않은 물품을 찾기가 더 어려울 정도다. 당분간 고물가 기조가 계속될 것이란 어두운 전망 속에 코로나19로 이미 한 차례 충격을 받은 서민들의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국회사진기자단)
국민들에겐 위기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욕을 먹는 정치권에겐 오히려 기회다. 국민의 삶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법 제도를 정비하며 국민에게 ‘정치 효능감’을 높일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당연한 사실을 정치인들은 모르고 있는 걸까. 국회가 의장도 선출도, 상임위 구성도 하지 못한 채 공전(空轉)한 지 벌써 30일이 됐다. 이 와중에 고유가 대책인 유류세 인하 법안, 중소기업의 위기 상황을 타개할 방안인 납품단가 연동제, 화물연대 파업을 야기했던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 각종 민생 현안에는 먼지만 쌓여가고 있다.

이 와중에 권성동 원내대표는 필리핀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다며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민주당이 7월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국회 재가동을 위한 시동이 초읽기에 들어간 국면에서 대화 자체를 포기하는, 무책임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정부와 긴밀한 협업 속에 민생의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야 할 집권 여당의 원내대표이기에 그 아쉬움은 더하다. 그는 줄곧 민주당을 향해 ‘국민을 위해 합의하자’ 외쳐왔다. 하지만 결정적 순간에 ‘국민’을 외면해버렸다. 거듭된 선거 승리에 민심의 무서움을 잊은 걸까. 국민의 대표로서 우선순위를 다시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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