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진흙탕싸움 된 與전당대회, 정책은 뒷전

땅투기·마약·공갈빵 등 비방전 도 넘어
미래 정책 비전은 실종…분열의 장 우려
  • 등록 2023-02-21 오후 4:03:08

    수정 2023-02-21 오후 8:26:34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전형적인 권력형 토건 비리다.”, “전 정치 생명 걸겠다, (의혹 제기한 후보도) 같이 걸어야 할 것이다.”

지난 20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한자리에 모인 2차 방송토론회. 앞서 치열한 예비경선(컷오프)을 거쳐 당원들의 선택을 받은 최종 4인의 후보들은 서로 거친 공격을 하며 설전을 벌였다. 각 후보들은 총 1시간 40분가량 진행된 토론회 시간 대부분을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과 부동산 의혹, 과거 언행 등을 꼬집는데 할애했다.

김기현 후보는 본인을 향한 ‘KTX 역세권 부동산 투기 의혹’ 압박이 거세지자 당 선거관리위원회에 해당 사안을 검증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또 전날 바른전당 전 당협위원장이 김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상황에서 안철수 후보 측이 “실명 이름도 못 밝히는 공갈빵 지지 선언”이라고 지적하자, 하루 지나 해당 명단을 공개하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 안철수 후보에 대한 이념 논쟁(색깔론), 천하람 후보에 대한 ‘이준석 아바타’ 논란 등 비방전이 도가 넘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급기야 당 선관위에서 각 후보들에게 네거티브 금지령을 내렸지만 이후 혼탁한 선거전 양상은 더 과열되고 있다. 당대표 뿐만 아니라 최고위원 후보들도 진흙탕 싸움에 가세했다. 민영삼 최고위원 후보는 이준석계 후보들을 싸잡아 ‘마약과 같다’고 비유했다. 또 청년최고위원 후보 중 친윤계 장예찬 후보와 비윤계 이기인 후보는 서로의 선거 활동과 공약 등을 지적하며 ‘구닥다리 진보대학생’ 설전을 벌였다.

하지만 정작 필요한 당 지도부가 되면 당을 어떤 방향으로 어떻게 이끌 것인지에 대한 얘기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당대표나 최고위원은 집권여당의 지도부로서 민심을 듣고 정책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또 당정 관계의 가교 역할을 하며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돕는 중요한 자리다. 국민들이 궁금한 것은 후보들의 흠집이 아니라 집권여당의 방향성이다.

지난 20일 서울 중구 MBN 스튜디오에서 열린 TV토론에 앞서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천하람, 김기현, 안철수 후보.(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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