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주택거래 줄었는데 집값은 `껑충`…세수 오차 빌미됐다

유경준 “작년 양도세 본예산 두배…부동산 정책 실패 탓”
작년 주택 매매거래량 15% 감소했는데 주택가격 15% 올라
정부 “예상보다 경기 회복 강해져…세수 추계 개편 추진”
  • 등록 2022-01-20 오후 3:34:11

    수정 2022-01-20 오후 9:23:55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지난해 세수 추계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다. 본예산보다 60조원 가량 더 걷힐 초과세수를 두고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이 한창이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제업무·조직 개편을 예고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1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세수 추계 개선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기재부)


역대급 세수 오차의 원인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가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있다. 집값 상승세를 잡기 위해 부동산 세제를 강화했는데 집값은 집값대로 오르고 국민들의 세 부담만 늘어났다는 것이다.

부동산세율 잇단 인상…집값 못잡고 세부담만

2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계 국세수입은 323조40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5조6000억원 증가했다. 본예산 282조7000억원보다는 40조원 정도 많은 수준이며 12월에만 20조원 가량의 추가 세수가 예상되고 있다. 주요 세목별로 보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 호조 영향이 크다. 소득세는 지난해 11월까지 106조6000억원 걷혀 본예산보다 16조8000억원 늘어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소득세 상당 부분은 양도소득세가 차지했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의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양도세는 본예산(16조9000억원)보다 203.6%(17조5000억원)나 늘어난 34조4000억원을 거둬들였다. 2020년 양도세 신고금액 약 90%가 부동산 관련인 점을 감안할 때 주택가격 상승세가 세수 증가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게 유 의원 분석이다.

종합부동산세도 크게 늘었다. 최종 결정세액과는 차이가 있겠지만 지난해 종부세 고지액은 8조6000억원으로 본예산(5조1000억원)을 167.5% 웃돈다. 양도세와 종부세에서만 올해 초과세수의 3분의 1 가량인 20조원이 발생한 셈이다.

정부는 다주택자 투기 수요 차단 등을 위해 부동산 세율을 줄줄이 올렸다. 지난해 6월부터는 다주택자의 경우 최고 75%의 양도세율을 적용했고 종부세도 최고 6.0%까지 인상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초과세수의 상당 수준은 양도세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 있다”며 “주택 거래량 자체는 감소했지만 주택가격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조사를 보면 지난해 11월까지 주택 매매거래량은 96만1000여건으로 전년동기(113만9000건)대비 15.6% 감소했다.

반면 집값은 크게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전년대비 9.93% 올랐다.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상승폭은 12.83%에 달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이 1년 새 15.0% 올라 2002년 이후 최고 상승폭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세수 추계 의존한 연구기관, 시장 예측 실패

각종 부동산시장 안정 조치에도 주택가격은 잡지 못하고 세금만 늘어 국민 부담만 키웠다는 지적이다. 유 의원은 “부동산 관련 세수 급증과 역대급 세수 추계 오차의 원인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때문”이라며 “그런데도 문재인 대통령은 세수 추계 오차는 경제 활성화 결과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주장을 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동산을 둘러싼 환경이 수시로 변하는데 세수 추계가 다소 안이했다는 시각도 있다. 기재부는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에 대해서는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큰 점을 감안해 자체 전망하지 않고 전문연구기관 전망치를 세수 추계에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주택 연구기관인 대한건설정책연구원과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해 주택가격이 전년대비 각각 2.0%, 1.5% 오른다고 예상해 실제 상승폭과 차이가 컸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0.5% 하락을 예측하기도 했다.

기재부는 부동산 뿐 아니라 주식 등 다른 자산시장 호조와 경기 회복 등도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법인세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 68조8000억원, 부가세는 70조3000억원으로 본예산대비 각각 15조5000억원, 3조6000억원 늘었다. 주식 투자가 열풍을 이어가면서 증권거래세도 본예산(5조1000억원)보다 두 배 가까운 9조4000억원이 걷힌 것으로 알려졌다.

고광효 기재부 조세총괄정책관은 이달 재정동향 발표 때 “11~12월 수출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취업자 수도 증가했고 자산 가격도 상승했다”며 예상보다 경제 회복이 강해진 점을 초과세수 예측 실패 요인으로 봤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세수 추계를 개선할 계획이다. 홍 부총리는 17일 기자들과 만나 “1분기 중 세수 추계 모형을 재점검·보완하고 세제실 인력 운영을 보다 개방적으로 개선할 것”이라며 “조세심의위 도입을 검토해 의사결정 시스템을 보완하고 자체 성과평가 지표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2억 괴물
  • 아빠 최고!
  • 이엘 '파격 시스루 패션'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