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탈퇴는 경제적 자해"…영국, 브렉시트로 年151조원 손실

"EU 잔류했다면 작년 3분기 GDP 4% 더 많았을 것"
G7 기업투자 16% 증가, 영국은 나홀로 6% 감소
브렉시트후 동유럽 저임금 노동자 끊겨 '일손부족'
집권 보수당은 여전히 자찬…수낵 "자유 얻어 큰 진전"
  • 등록 2023-01-31 오후 3:57:39

    수정 2023-01-31 오후 3:57:39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2016년 국민투표에서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기로 한 게 경제적 자해냐고요? 지금까지 증거를 보면 그렇습니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 애나 안드레이드와 댄 핸슨은 30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두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나 다른 전문가들이 예상한 것보다 (EU) 단일시장 이탈이 영국 경제에 더 빠르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AFP)


2020년 1월 31일, 영국은 EU를 떠났다. 그 후로 3년이 지났다. EU 탈퇴가 영국에 ‘거대한 기회’가 될 것이란 브렉시트 옹호론자들의 평가와 달리 경제적 성적표는 박하다.

지난해 3분기 영국의 국내총생산(GDP)은 5569억파운드(약 846조원)로 집계됐다. 안드레이드와 핸슨은 영국이 EU에 잔류했다면 5792억파운드(약 880조원)로 4% 더 많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렇게 브렉시트로 발생한 GDP 손실을 연간으로 환산하면 1000억파운드(약 151조원)에 이른다.

안드레이드와 핸슨은 브렉시트로 투자가 위축된 것도 GDP 손실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영국은 EU 시절 규정을 아직도 개정하는 중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탓에 기업들이 영국에 대한 투자를 주저하고 있다. 브렉시트 찬반 투표가 실시된 2016년 2분기와 비교해 영국 내 기업 투자는 6.4% 감소했다. 반면 영국을 제외한 주요7개국(G7)에서는 15.8% 증가했다.

노동력 부족도 영국 경제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혔다. 회원국 간 사람과 물자가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EU 체제 하에선 동유럽 국가에서 저임금 노동자들이 영국으로 유입됐다. 그러나 브렉시트 이후 국경 검문이 부활하는 등 외국인 노동자들의 근로 환경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영국 싱크탱크인 유럽개혁센터에 따르면 브렉시트로 영국 내 노동자는 1%(약 33만명) 감소했다. 특히 농업과 운송업, 소매업 등의 타격이 크다. 영국농민연대는 일손이 없어 수확하지 못한 농산물이 지난해 2200만파운드(약 334억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투표를 주도한 집권 보수당은 브렉시트 성과를 치켜세운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3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명에서 “EU를 떠난 뒤 3년 동안 우리는 자유를 얻었고, 이를 통해 세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진전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그는 또 독자적인 코로나19 백신 개발, 독자 무역협정 체결, 국경통제권 확보를 브렉시트 성과로 꼽았다. 수낵 총리는 “브렉시트의 혜택이 전국 공동체와 기업에 계속 힘을 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자신감에도 영국 경제 전망은 밝지 않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영국 경제가 0.6%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7 국가 중 역성장이 예상되는 나라는 영국뿐이다. BBC는 “영국은 주요 선진국 중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가난해진 유일한 나라”라며 “브렉시트가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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