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플레 13년래 최고…장바구니물가 덮친 공급망 대란(재종합)

미국 9월 CPI, 전년 동월 대비 5.4% 상승
시장 예상 5.3% 소폭 상회…근원 4.0%↑
기저효과 사라졌음에도…여전히 고공행진
휘발유, 식료품 등 장바구니 물가 폭등세
연준, 이르면 11월 테이퍼링 개시하기로
  • 등록 2021-10-14 오후 1:57:12

    수정 2021-10-14 오후 10:20:32

(사진=AFP 제공)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물가가 예상을 뛰어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올해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5.4%에 이르면서 13년여 만의 최고치로 치솟았다. 특히 에너지, 식료품 같은 장바구니 물가가 폭등했다. 이에 연방준비제도(Fed)는 이르면 11월부터 테이퍼링(채권 매입 축소)에 나서기로 했다.

식료품 등 장바구니 물가 확 뛰어

13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4%를 기록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5.3%)를 소폭 웃돌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5.5%) 이후 13년2개월 만의 최고치다. 최근 5개월 연속 5%대다. 연준 목표치(2.0%)를 넘는 고물가가 추세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지난해 9월 미국 경제는 최악의 코로나19 팬데믹에서 조금씩 벗어났던 시기다. 높은 물가 상승률이 ‘기저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의 근거가 약해진다는 의미다. 월가는 기저효과가 사라졌음에도 5% 중반대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였다는 점을 주목하는 기류다.

가장 급등한 건 에너지 분야다. 1년 전보다 24.8% 뛰었다. 특히 휘발유 가격은 무려 42.1% 치솟았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안팎까지 오르면서 덩달아 상승했다. 식료품 가격 역시 큰 폭 올랐다. 육류·계란 물가는 10.5% 상승했다. 또 중고차와 트럭 가격은 1년 전과 비교해 24.4% 폭등했다. CPI의 3분의1을 차지하는 주거 물가는 3.2% 상승했다.

전월 대비 CPI 상승률은 0.4%로 나타났다. 월가 전망치(0.3%)를 상회했다. 올해 6월 0.9%로 정점을 찍은 이후 0.5%(7월)→0.3%(8월)→0.4%(9월)로 0.5% 안팎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라는 평가다.

한 달 전과 비교해 가장 많이 뛴 품목 역시 에너지와 식료품이다. 에너지 분야는 1.3% 올랐다. 시리얼·빵(1.1%), 육류·계란(2.2%), 유제품(0.7%), 과일·채소(0.6%), 무알콜 음료(1.2%) 등 일상과 밀접한 장바구니 물가가 폭등했다. 공급망 대란에 따른 기업 생산 비용 증가가 소비자 물가로 옮겨오고 있는 징후로 해석된다. 주거 물가는 0.4% 올랐다.

변동성이 큰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뛰었다. 시장 예상에 부합했다.

“생산비용 증가, 소비자에 전가돼”

이날 수치는 최근 전 세계 공급망이 붕괴 수준에 이르며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이고 있는 가운에 나와 주목된다. 블룸버그는 “물류 대란, 원자재 부족, 임금 인상 등이 전방위적으로 맞물리면서 생산 비용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인플레이션 장기화 가능성은 월가의 최대 화두다. 세계 최대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를 이끄는 존 월드런 대표는 이날 국제금융협회(IIF)의 연례 총회에 나와 “높아진 기대인플레이션이 완화하려면 1년 혹은 2년, 어쩌면 그 이상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관심사는 연준의 행보다. 연준이 이날 내놓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을 보면, FOMC 위원들은 “(경제 상황이) 연준 목표치에 거의 도달했다”며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면서 곧 정책 정상화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11월 FOMC에서 테이퍼링 결정을 내릴 경우 11월 중순 혹은 12월 중순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의사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매달 국채 100억달러와 주택저당증권(MBS) 50억달러 정도 매입량을 각각 줄이는 식으로 8개월에 걸쳐 진행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빠르면 올해 11월 시작해 내년 6월에 끝내는 스케줄이다.

월가에서는 이미 기준금리 인상 시기로 시선이 이동하고 있다. CNBC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의 ‘긴축 준비’ 정책 조언을 두고 “중앙은행이 움직인다는 건 예상보다 빨리 기준금리를 올리는 걸 의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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