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결국 4.5% 넘었다…'인플레 전쟁' 공포

고금리 장기화 공포 만연한 금융시장
亞서 미 10년금리 '저항선' 4.5% 돌파
일각 "금융위기 이전 수준 5%대 간다"
서머스 "스태그 현실화 리스크" 경고
구조적 고금리·고물가시대 도래 분석
  • 등록 2023-09-22 오후 6:07:59

    수정 2023-09-22 오후 7:07:16

[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노동시장 과열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미국 국채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치솟았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4.5%를 돌파했고, 머지않아 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2010년대 저금리 저물가 시대가 끝나고 구조적인 고금리 고물가 시대로 들어섰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20일(현지시간)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亞 시장서 미 10년물 4.5% 돌파

22일 마켓포인트, CNBC 등에 따르면 간밤 뉴욕채권시장에서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4.7bp(1bp=0.01%포인트) 치솟으면서 4.494%까지 상승했다(국채가격 하락). 심리적인 저항선인 4.5%에 근접하면서 지난 2007년 9월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30년물 국채금리 역시 16.4bp 올랐다. 연방준비제도(Fed)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2.4bp 정도 뛰며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오랜 기간 높은 금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판단에 장기물을 중심으로 치솟는 분위기다.

뒤이어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는 10년물 금리는 장중 4.509%까지 오르며 결국 4.5%선을 돌파했다. 최근 잇단 금리 상승세 부담 탓에 이내 4.5% 아래로 내려왔지만 언제든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대다수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72명 중 58%는 2년물 금리가 아직 최고치를 기록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수는 10년물 국채금리가 4.5%이상 오를 것으로 점쳤다. 일각에서는 10년물 금리가 5%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레벨이다.

금융시장은 고금리 장기화 공포가 만연해 있다. 연준이 전날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5%대 금리를 내년까지 유지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다.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0%에서 2.1%로 대폭 상향 조정하면서 금리를 추가로 올릴 수 있는 명분을 확보했다. 게다가 내년 금리 전망치(중간값) 4.6%에서 5.1%로 50bp 상향했다. 현재 연준 금리는 5.25~5.50%다.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되, 적어도 내년까지는 현재 수준에서 금리를 더 내리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이런 와중에 간밤 나온 뜨거운 고용지표는 시장을 더욱 옥죄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0만1000건으로 전주 대비 2만건 감소했다. 올해 1월 넷째주(19만9000건)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22만5000건) 역시 하회했다. 실업수당을 예상보다 덜 청구한다는 것은 여전히 노동시장이 과열돼 있다는 뜻이다. 노동시장 과열은 국제유가 폭등과 함께 이번 역사적인 인플레이션 사이클을 초래한 주범 중 하나로 꼽힌다.

LPL 파이낸셜의 아담 턴퀴스트 수석전략가는 이를 두고 “시장에 대한 일종의 경고 신호”라며 “현재 시점에서 확실히 (투자자들에 대한) 위험 선호 심리를 짓누르고 있다”고 했다.

일각 “구조적 고금리 시대 도래”

이는 곧 미국의 강력한 경제 활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마켓워치는 “미국인들은 경기가 악화하는 데도 불구하고 소비를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며 “(다음달부터 다가오는 주요 연휴 시즌인) 핼러윈에 쓸 의상 비용 등을 아끼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울프리서치는 투자자 메모를 통해 최근 미국 소비 행태를 두고 “술 취한 선원들은 인플레이션에 분노하고 있지만 여전히 소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이 지난해 3월 이후 불과 1년반 만에 금리를 525bp나 인상했음에도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실제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GDP 나우’는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전기 대비 연율 기준) 전망치를 4.9%로 제시했다. 잠재성장률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다. GDP 나우는 대표적인 경제 예상 모델로 새로운 지표가 나올 때마다 수정한다.

국제유가 역시 가장 큰 변수 중 하나다. 간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가격은 0.03% 하락한 배럴당 89.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3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보였지만, 배럴당 90달러 안팎의 유가 수준은 ‘스위트 스폿’(sweet spot)을 한참 넘는다. 시장은 ‘딱 적정한’ 유가 수준을 배럴당 50~60달러로 보고 있다. 게다가 원유시장은 ‘큰 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를 움직여야 하는 문제가 있어서, 다른 시장보다 더 고차방정식이 작동하는 곳이다.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전 미국 재무장관)는 “연준이 금리를 현재 예상보다 더 올려야 할 리스크가 클 수 있다”며 “연준은 예상보다 더 빠른 인플레이션 오름세와 둔화하는 경제 성장, 혹은 스태그플레이션과 같은 역학 두 가지가 모두 현실화해 놀랄 리스크가 있다”고 말했다. 인플레이션 공포가 지금 점치는 정도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구조적인 고금리 시대가 왔다는 분석도 있다. WSJ는 전날 FOMC 정례회의 직후 “FOMC 인사들은 금리가 이전에 예상하던 것만큼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시장을 놀라게 했다”며 “일부 당국자들은 현재의 높은 금리가 단지 더 오래 갈 뿐만 아니라 아마도 영원히(forever) 지속할 수 있다고 암시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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