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둘기 파월 "더 많은 인상"…시장은 '마이웨이 랠리'

매파·비둘기파 색채 혼재한 파월 의장
"시장은 파월 안 믿어"…마이웨이 랠리
일각서 '일시적' 디스인플레 관측까지
  • 등록 2023-02-08 오후 2:50:56

    수정 2023-02-08 오후 7:20:27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또 ‘매둘기’(매파와 비둘기파 색채 혼재) 면모를 보였다. 월가를 놀라게 한 강한 고용 지표가 나온 이후 첫 공식석상에서 “예상보다 기준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고 언급하는 동시에 “올해 물가가 상당히 떨어질 것”이라는 비둘기파 언급을 빼놓지 않았다.

뉴욕 증시는 일단 그의 발언을 소화하며 ‘마이웨이 랠리’를 폈다. 다만 월가 내부에서는 높아지는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두고 혼란스러워하는 기류가 만연해 있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강조한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국면 역시 일시적으로 끝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에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공동창업자 겸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 회장과의 토론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AFP 제공)


파월 연준 의장, 또 ‘매둘기’ 모드

파월 의장은 7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이코노믹클럽에서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 공동창업자와 토론한 자리에서 “막 시작한 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토론 초반부터 예상보다 강했던 고용보고서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고용이 이렇게 강할 것이라고는 예상을 못했다”며 “우리가 왜 디스인플레이션이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는지 이유가 나와 있다”고 했다. 미국 노동부의 1월 고용보고서를 보면, 여가·접대업(12만8000개), 전문·기업 서비스업(8만2000개), 의료 서비스업(5만8000개)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확 늘었다. 파월 의장은 이를 두고 “현재 상품에서 디스인플레이션을 보고 있고 주택에서 곧 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서비스 부문에서는 전혀 보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앞으로 나오는) 지표에 반응할 것”이라며 “고용과 같은 경제 지표가 강력할 경우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은 금리 인상을 단행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 때보다 조금 더 매파 어조를 띤 것이라는 평가다. 시장은 이미 ‘5월 금리 인상 중단론’은 물건너 갔다는데 기울어 있다. 연준이 다음달에 이어 5월에도 25bp(1bp=0.01%포인트)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의미다.

파월 의장은 토론 내내 물가 안정 목표를 수차례 거론하면서 “인플레이션이 자연스럽게 둔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정책 목표치인) 2%로 낮아지려면 다소 고통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비둘기파 색채 역시 곳곳에서 드러냈다. “올해는 인플레이션이 상당히 하락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발언한 게 대표적이다. 그는 “내년이면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내려올 것”이라고도 했다.

파월 의장은 아울러 코로나19 팬데믹을 두고 “노동시장에 지속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때문에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투자회사 오안다의 에드워드 모야 수석시장분석가는 “노동력 부족이 주기적인 게 아니라 구조적이라는 것”이라며 “강한 노동시장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이라고 했다.

14일 CPI 전까지 ‘숨고르기’ 전망

금융시장은 파월 의장이 FOMC에 이어 또 매둘기 모드를 보이자 혼란을 거듭했다. 뉴욕채권시장에서 연준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 2년물 국채금리는 토론 직전 4.5%에 육박했다가 시작과 함께 4.3%대까지 급락했다. 그러다가 그가 다소 매파적인 색채를 띠자 다시 급등했다. 장중 4.483%까지 뛰었다. 글로벌 장기시장금리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장중 3.690%까지 올랐다.

뉴욕 증시는 파월 의장의 발언 내내 상승과 하락을 반복했다. 이후 장 막판 비둘기파 발언만 선별적으로 소화하는 마이웨이 랠리를 벌였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90% 급등했다. 월가 인사들은 “기본적으로 파월 의장의 언급을 제대로 신뢰하지 않는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월가 일부에서는 이미 파월 의장이 강조하고 나선 디스인플레이션 자체를 부정하는 기류까지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뉴욕 헤지펀드인 윈쇼어 캐피털의 강 후 채권 트레이더는 “올해 유일한 스토리는 일시적(transitory) 디스인플레이션”이라며 “매우 빡빡한(tight) 노동시장은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스토리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마르코 콜라노비치 JP모건체이스 수석시장전략가는 ‘일시적 디스인플레이션?’(transitory disinflation?)이라는 제목의 보고서까지 냈다. 연준의 긴축 국면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진단들이다.

월가는 극도의 혼돈 속에 오는 14일 나오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통해 다시 방향성을 점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은 그 이전까지는 ‘숨고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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