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엔화 실질구매력, 50년 이전 수준으로 퇴보

12월 엔화 실질실효환율 69.06…"1972년 수준"
대외 구매력 약화→소비자 부담 가중 우려
"초저금리 정책에 다른 국가와 물가 격차 해소 못해"
빅맥 지수서도 엔화 구매력 약화 확인
  • 등록 2022-01-21 오후 4:10:17

    수정 2022-01-21 오후 4:10:17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일본 엔화의 실질 구매력이 50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사진=AFP)
국제결제은행(BIS)이 20일 발표한 지난 해 12월 일본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69.07로 집계됐다. 이는 2010년 환율을 100으로 기준으로 산출한 수치로, 1972년 수준으로 뒷걸음질 친 것이다.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하면 대외 구매력이 떨어져 소비자 부담이 커지게 된다. 이는 경제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일본은행의 주장과는 상충되는 것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9일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10% 하락할 경우 수출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우위를 통해 수익성이 개선되고 일본을 방문하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등 일본 경제 전체적으로는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연간 0.8%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미국 달러화 대비 70엔대에 처음 진입했던 1995년에 150대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지난 해 12월 실질실효환율은 당시보다 엔화 가치가 50% 가량 하락한 것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이처럼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하락한 것은 국내외 간 물가상승률 격차를 환율 변동으로 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1995년부터 최근까지 일본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 오르는 데 그친 반면, 같은 기간 미국의 CPI 상승률은 84%에 달했다. 본래 물가가 오르면 소비자 구매력이 떨어져 통화 가치도 하락하게 된다. 반대로 물가가 안정되면 통화 가치도 유지된다.

이에 따라 미 달러화보다 엔화 가치가 더 올라야 하는데, 일본은행의 초저금리 정책으로 미일 간 금리차가 발생하면서 엔화 가치를 끌어내렸다는 것이다. 달러화 대비 엔화 환율은 이달 초 116엔대까지 치솟으며 5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과 다른 국가들 사이의 물가 격차는 영국 이코노미스트가 산출하는 ‘빅맥 지수’에서도 확인된다.

2021년 7월 기준 일본에서 맥도날드 빅맥이 390엔(약 4100원)에 판매됐다. 하지만 미국에선 일본에서 판매되는 가격보다 70% 가량 더 비싼 5.65달러(약 6700원)에 팔렸다.

같은 돈으로 다른 나라에선 같은 상품을 구매할 수 없는, 즉 구매력이 그만큼 약화했다는 의미다. 이같은 물가 격차를 해소하려면 1달러당 70엔 수준까지 엔화 가치가 올라야 한다.

니혼게이자이는 “빅맥 지수에 따른 현재 엔화 가치는 주요 10개국 중 가장 낮다”며 “엔화의 실질 구매력 약화가 수입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소비자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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