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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은 2019년 7월 13일 오후 3시 경기 남양주시 소재 한 아파트에서 발생했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B씨는 사건 당일 전 직장동료이자 같은 교회 교인인 지인과 그의 딸들을 집에 초대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다 인터폰에서 ‘XXX을, 도끼로 찍어버려, 이 개XXX을, 가랑이를 찢어버려’, ‘너 어디서 그따위로 교육을 받았어, 도대체 뇌에 뭐가 들은 거야. 부모가 그 따위니까 애XX한테 그따위로 가르치지’ 등 심한 욕설이 들려왔다. 평소 층간소음을 이유로 갈등관계에 있었던 아래층 A씨 등으로부터 욕설을 들은 것.
1심은 모욕죄가 성립한다고 보고, A씨 등에게 각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B씨 아파트에 방문한 지인이 사건 당일 들었던 욕설을 비밀로 지켜줄 만한 특별한 관계에 있지 않고, 직장동료에게 이웃인 A씨 등이 B씨에게 욕설을 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보아 전파가능성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판결은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연성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공연성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며 “이 사건에서는 B씨 주거 내에 있던 B씨, 손님 등이라는 한정된 사람만 이 사건 발언을 들을 수 있었고, 이들이 상당한 다수로도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검찰 측의 상고로 이어진 상고심에서 판결은 재차 바뀌었다.
그러면서 “공동주택이 일반적인 주거 형태로 자리 잡은 우리 사회에서 층간소음으로 인한 갈등·분쟁이 사회 일반의 관심의 대상이 됐다”며 “층간소음을 행위자의 인성 및 자녀교육 문제로 연결 짓는 자극적인 발언은 사람들 사이에서 쉽게 이야기될 수 있으므로 전파가능성을 쉽게 부정해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