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리포트)"벤처 대란설" 걱정마시고

  • 등록 2002-12-12 오후 7:13:47

    수정 2002-12-12 오후 7:13:47

[edaily 정태선기자] 12월이 주는 의미는 다른 달과는 사뭇 다릅니다. 덩그러니 남은 한장의 달력은 지난 한해를 돌아보는 눈을 차갑게 해주죠. 나이 한 살 더해지는 새해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마음까지 재촉하게 합니다. 대선을 앞둔 가운데 벤처 업계도 나름의 한해를 정리하느라 분주합니다. 대선을 맞이하는 벤처업계의 분위기와 다사다난했던 이들의 한해를 산업부 정태선 기자가 되짚어봤습니다. 요즘 공식 기자회견 자리나 개인 술자리에서 화제는 단연 "대선"입니다. 누구를 찍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선의 선택은 없고 최악의 선택은 막아내야 한다"며 후보자가 맘에 들지 않더라도 덜 싫은 후보를 찍는 네거티브 투표라도 꼭 해야한다는 우스개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죠, 투표는 꼭 해야 합니다. 기업이든 나라든 선장이 누구냐에 따라 배가 산으로 가기도하고 바다를 건너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요즘 벤처 업계를 돌다보면 대선과 맞물려 "벤처 대란설"이 다시 심상찮게 나돌고 있음을 발견합니다. 특정 후보가 당선이 되면 벤처업체들은 모두 싹쓸이(?)되거나 큰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소립니다. 삼성동 테헤란벨리의 벤처 기업들이 뭉쳐서 "무엇인가 대응책을 마련해야하지 않겠냐는 분위깁니다. 드러내진 않지만 서로서로 "벤처 대란설"을 알고 있다는 이심전심의 마음입니다. 벤처 업계가 현정부의 지원아래 성장해 온 것은 어느 정도 사실일 겁니다. 그 과정 속에서 일부 벤처기업들은 "***게이트"라는 부정부패 스캔들과 연루되어 업계의 신뢰를 실추시킨 것도 다아는 얘깁니다. 누가 새로운 대통령에 당선되든지 벤처 정책의 잘잘못을 가려 지원책이나, 규제책을 새로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려 할 것입니다. 잘못된 것은 고쳐야 하니까요. 그러나 대통령이 누가 될 것인지를 놓고 이해득실을 따지는 벤처기업인들에 대해선 안타깝기 짝이 없습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으며…." 이런 말이 떠오릅니다. 기껏 5년 내외의 업력을 지닌 벤처기업들이 어떤 정권이느냐에 따라 생존을 걱정할 수 밖에 없는 것은 냉정한 현실일 겁니다. 원칙대로 기업을 운영하고 내실을 다져왔다면 대란설까지 운운하며 걱정할 필요가 있겠냐고 반문하는 제가 한없이 순진하다고 할지 모릅니다. 나름의 업력이 쌓였다는 대기업들마저 누가 대통령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판이니까 말이죠. 하지만 "벤처"가 뭡니까. 이름 그대로, 도전하고 극복해야할 그 무엇이 많다는 그런 의미 아닙니까. 저는 벤처 업계가 "정치적 상황에 좀더 당당해지라"고 얘기하고 싶습니다. 올 한해 벤처업계에는 기쁜 일도 많았던 반면 나쁜 일도 줄을 이었습니다. 업력이 쌓여간다고나 할까요. 올해 가장 주목할 만한 일은 포털과 게임업체들이 수익모델을 확보한 원년이라는 겁니다. NHN, 다음, 네오위즈 등은 코스닥 시장의 구원투수로 일컫어지면 장을 이끌었습니다. NHN의 이해진 사장은 한게임과 합병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이뤄내고 삼수 끝에 코스닥 시장에 등록도 마쳤습니다. 올해 매출 650억원, 순이익 2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지난달까지 누적매출 2000억원을 넘어섰으며 영업이익도 연말까지 100억원을 돌파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3년 넘게 계속된 인터넷 거품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셈이죠. 네오위즈는 아바타 등 캐릭터 매출에 힘입어 10월 한달 매출 60억원가량으로 전년동기대비 150%의 성장세를 보였습니다. 반면 벤처업계의 큰 형님격이던 메디슨이 부도처리됐고, 프리챌 전제완 사장이 구속되는 등 벤처기업인들을 가슴 아프게 하는 일들도 아주 많았습니다.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벤처기업가로 주목받았던 오상수 전 사장은 지난 99년 유상증자 당시의 허위공시와 배임혐의로 검찰에 기소됐습니다. 이들 벤처업체들의 경영면면을 살펴보면 반드시 정치적인 상황이 이들의 흥망성쇠를 좌우했던 게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회사의 흥망은 외부요인보다는 내부요인이 더 결정적이라는 것을 이들 사례가 웅변해주고 있습니다. "벤처대란설" 운운하는 기업들에게 다시 한번 자신과 기업을 둘러보고, 더 당당해지라고 요구하고 싶습니다. 정치판에 대한 관심보다 수익경영과 내실다지기에 더욱더 전력해야 할 것입니다. 한국적 경영현실을 모르는 기자의 무리한 당부는 아닐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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