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온탕 오가는 수능영어 난이도…절대평가 취지 어디로?

과도한 학습부담 경감 취지…2018학년도부터 도입
1등급 비율 10%→5.3%→7.4%→12.7% 들쑥날쑥
절대평가 적정수준 7~8% 맞춘 건 2020수능 유일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서도 영어 사교육비 부담 커
  • 등록 2021-11-19 오후 4:12:59

    수정 2021-11-19 오후 4:12:59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8일 전북 전주시 전주근영여자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2018학년도 수능부터 절대평가로 바뀐 영어시험의 난이도가 매년 냉·온탕을 오가 듯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불필요한 학습 부담과 사교육비를 줄인다는 취지로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했지만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면서 도입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8일 치러진 2022학년도 수능 영어는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웠지만 수험생 체감 난이도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1등급 비율이 5~7%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는 1등급 비율이 전체 응시자의 4.9%에 그쳤던 지난 9월 모의평가보다는 다소 증가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수능 영어(12.7%)에 비해서는 1등급 비율이 반토막 날 것으로 예측되며 쉽지 않았던 시험이란 평가가 나온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매년 수능 때마다 “예년의 출제 기조를 유지했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영어영역의 난이도는 해마다 둘쑥날쑥이다. 영어 절대평가가 첫 시행된 2018학년도 수능에서 1등급 비율은 10%였지만 이듬해인 2019학년도에는 5.3%로 내려앉았다. 이어 2020학년도 7.4%, 2021학년도 12.7%로 매년 1등급 비율에서 편차가 커지고 있다.

교육계는 절대평가인 영어 1등급 비율 7~8% 정도를 적정 수준으로 평가한다. 이 보다 비율이 낮으면 어려운 시험이고 높으면 쉬운 시험으로 분류된다는 얘기다. 하지만 절대평가 도입 이후 1등급 비율이 적정 수준을 기록한 해는 2020학년도가 유일하다. 나머지는 절대평가 도입 취지를 무색케 할 정도로 어려웠거나 변별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할 정도로 쉬웠던 셈이다.

올해 수능도 영어 1등급 비율이 5% 이하로 결정된다면 상대평가 때와 차이가 없어진다. 상대평가에선 1등급 비율이 대체로 4% 선에서 결정됐었다. 상대평가는 개개인의 점수와 관계없이 서열에 의해 정해지지만, 절대평가는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80~89점은 2등급을 받는다.

당초 교육부는 영어 절대평가를 도입하면서 “상대평가 체제의 영어 평가방식은 학생 간 무한경쟁을 초래, 과잉학습이 유발되는 문제가 있었다”며 “단순히 고득점을 받기 위한 무의미한 경쟁과 학습부담을 경감하고 실제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학교 교육이 정상화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상대평가의 학습부담을 경감시키겠다는 의도에서 영어시험을 절대평가로 바꾸기로 했다는 의미다. 

하지만 매년 난이도에서 냉·온탕을 오가는 변동성을 보이면서 이런 절대평가 전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난이도가 들쑥날쑥할수록 학생들의 심리는 불안해지고 학습부담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올해 모의평가와 수능에서 영어시험이 상대적으로 어렵게 출제되면서 상대평가 때와 별반 차이가 없어졌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교육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지난 3월 발표한 2020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에 따르면 영어 사교육비 지출이 교과목 중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 참여 학생 대상 조사에서 영어 사교육비는 21만7000원으로 수학(20만4000원), 사회·과학(12만2000원) 등을 앞섰다. 

평가원은 이런 비판에도 불구, 해마다 “대학에서 수학하는 데 필요한 영어사용능력을 측정하는 문항을 출제하고자 했다”는 출제 방향만 되풀이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올해 모의평가와 수능을 보면 영어 절대평가를 왜 시작했는지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정도”라며 “해마다 난이도의 격차가 커지면서 자신이 원하는 등급을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의 불안감만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마다 1·2등급 비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지 않도록 난이도 조정을 하면서 절대평가 도입취지를 살려 평이하게 출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수능 영어 절대평가 전환 뒤 1등급 비율(단위: 명, %, 자료: 종로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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