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뜨거운 감자'

버지니아 주지사 Vs 교육청…마스크 의무화 법적 공방
주지사 "자녀 마스크 착용 선택 여부는 학부모 권리"
15일 취임 직후 교내 마스크 의무화 금지 행정명령
7개 지역 교육청, 법원에 행정명령 금지 가처분신청
"CDC 지침 따르라는 주 헌법 위배…학생 보호가 우선"
  • 등록 2022-01-25 오전 11:05:23

    수정 2022-01-25 오전 11:05:23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에서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관련해 버지니아주(州) 교육당국과 주지사 간 법적 다툼이 벌어져 세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취임과 동시에 마스크 착용 의무화 규정을 학부모들의 선택 사항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사진=AFP)
2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버지니아주의 7개 지역 교육청은 알링턴 카운티 지방법원에 글렌 영킨 주지사가 서명한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금지 행정명령을 금지하기 위한 가처분신청을 냈다.

앞서 공화당 소속 영킨 주지사는 지난 15일 취임 직후 학교 내 마스크 착용을 학부모들의 선택에 맡긴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선거 유세 당시 학부모들의 권리와 자율권을 지속 강조해 왔다. 영킨 주지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번 소송은 가장 큰 학군인 페어팩스 카툰티 공립학교 이사회가 이끄는 교육위원회 주도로 제기됐다. 위원회 측 변호사들은 영킨 주지사의 결정에 대해 “연방 보건지침을 ‘실행 가능한 최대 범위’까지 따르도록 요구하는 주 헌법에 위배·모순된다”면서 “학교에 대한 감독 권한은 학교 이사회에 있다”고 지적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접종 여부와 관계없이 2세 이상의 모든 학생에 대해 12학년까지는 교내에서 K-12 이상 마스크 착용을 권고하고 있다.

소송에 동참한 알링턴 카운티, 폴스처치 카운티, 프린스 윌리엄 카운티, 알렉산드리아, 리치몬드, 햄프턴 시티 등의 교육위원회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법적 조치가 없으면 학교 이사회는 헌법과 주법에 충돌하는 행정명령에 직면해 법적으로 지지되지 않는 상태에 놓인다”며 “이번 소송은 정치적 동기에 의한 것이 아니라 불가피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보건 전문가들은 마스크 착용을 지속 권고하고 있다. 지금은 이런 중요 요소를 없앨 때가 아니다”라며 “취약층을 포함해 대면 학습 접근성을 유지하려면 각 학군은 모든 학생을 보호하기 위한 권한을 보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영킨 주지사 측은 월요일 성명을 통해 “교육위원회가 학부모의 권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실망했다”며 “법무장관과 협력해 자녀의 양육·교육·보육과 관련해 결정을 내릴 수 있는 부모의 기본적 권리를 적극 옹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소송은 영킨 주지사의 교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금지 조처와 관련된 두 번째 소송이다. 지난 주엔 체서피크 지역 일부 학부모들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또다른 일부 학부모들은 마스크 착용을 강제하는 것에 반대하며 영킨 주지사를 지지하고 있다.

WP는 “버지니아주는 이번 소송으로 같은 내용의 법적 공방이 벌어지고 있는 아이오와, 오클라호마, 테네시 등을 비롯해 학교 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와 관련한 전국적인 논쟁의 중심에 놓이게 됐다”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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