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점포폐쇄 중단"…금융노조, 6년 만에 총파업

금융노조 추산 3만명 참가…시청 인근 교통 혼잡
"당연한 권리 vs 배부른 소리"…시민 의견 갈려
'금융대란' 없어…"필수 인력 남아 정상 영업"
  • 등록 2022-09-16 오후 1:09:54

    수정 2022-09-16 오후 1:09:54

[이데일리 황병서 기자] “금융노동자 총단결로 총파업 승리하자.”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이 6년 만에 총파업에 나섰다. 임금 5.2%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을 요구하기 위해서다.

서울 도심 집회에 교통이 극심한 혼잡을 겪은 가운데 현장에서는 파업은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라는 목소리와 함께 평균 연봉 1억원이 넘는 은행 노동자의 ‘파업 행태가 과연 맞는 것인가’란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

금융노조는 16일 오전 서울시 중구 코리아나호텔 앞에서부터 덕수궁까지 약 300m 거리에 4개 차로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사진=황병서기자)
6년 만에 총파업…주최 측 “3만명 참가”

금융노조는 16일 오전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앞에서부터 덕수궁까지 약 300m 거리에 4개 차로에서 총파업 집회를 열었다. 이날 파업은 2016년 성과연봉제 도입 저지를 위한 총파업 이후 6년 만이다.

집회에는 금융노조 집행부와 39개 지부 조합원 등 3만명(주최 측 추산)이 참가했다. 양대 노총 위원장 및 산하 조직 산별·연맹 위원장, 시민사회단체 관계자 등도 함께했다. 이들은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고 ‘관치금융 철폐! 고공기관 탄압 중단!’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금융노조는 △임금 5.2% 인상 △주36시간(4.5일)제 시범 운영 △점포폐쇄 시 사전 영향평가제도 개선 △임금피크제 개선 △국책은행 지방이전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애초 6.1%의 임금 인상률을 5.2%로 수정한 상태지만, 사측인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는 ‘파업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로 2.4%의 임금인상률을 제시해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다.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공공기관을 민영화하고 노동 개악을 추진하는 윤석열 정권과 점포·고용을 줄이고 주주 배당에 목숨을 건 금융사용자들에 맞서 금융의 공공성을 사수해야 한다”며 “어떤 정권이 들어서도 그들만의 잔치를 멈추지 않는 기획재정부와 그들에게 부화뇌동하는 금융지주 권력에 철퇴를 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경수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위원장과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위원장도 연대사를 통해 금융노조 총파업을 지지했다.

금융노조는 1시간 넘게 집회를 가진 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사진=황병서기자)
“노조 당연한 권리 vs 배부른 소리”

금융노조는 1시간 넘게 집회를 진행한 후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용산 삼각지역 방향으로 행진했다. 산업은행 노조가 ‘국책은행 지방이전 결사 반대한다’는 현수막을 들고 선두에 나섰다. 산은 노조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방 공약인 ‘산은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취임 초부터 반대하며 집회를 열어왔다.

금융노조 집회로 시청역 일대는 극심한 혼잡을 보였다. 교통 불편이 커지자 시민은 불만을 표했다. 시청역 인근에서 만난 직장인 김모(31)씨는 “임금인상 요구는 노조의 권리라 지지한다”면서도 “교통 혼잡을 일으키면서까지 집회를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박모(39)씨는 “금융사 평균연봉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소리로 들릴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총파업에도 은행 업무가 마비되는 등의 금융대란은 없었다. 은행들이 창구 이용 고객 불편이 없도록 인력을 배치하는 등 정상 영업했다. 우리은행과 농협 등은 노조 집행부만 총파업 집회에 참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집회 참석 여부는 직원 자율”이라면서도 “영업점마다 필수 인력이 남도록 해 고객 불편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노조 파업 관련 은행권 현황’ 자료에 따르면 17개 은행의 파업 참여자 수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기준 약 9807명, 파업 참여율은 9.4%로 나타났다. 이 중 국책은행인 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참여율이 35~40%로 높았다. 주요 5대 은행의 참여율은 0.8%로 비교적 낮았다.

한편 금융노조는 오는 30일 2차 총파업을 연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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