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가 창립 72주년 기념사에서 ‘더 이상 선제적인 금리 인상이 아니’라면서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대한 경계감을 높인 점도 국고채 금리를 뛰게 만들었다. 특히 기준금리에 민감한 2~3년 금리가 20bp(1bp=0.01%포인트), 11bp까지 뛰면서 2년물 금리는 2021년 발행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넘었고, 3년물은 3.2%대까지 오르면서 시장 발작이 나타나고 있다.
1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께 국고채 2년물, 3년물 금리는 전일 종가 대비 각각 18.6bp, 10.6bp씩 오른 3.068%, 3.277%를 기록하고 있다.
중장기물 금리도 덩달아 오르는 중이다. ECB가 전날 밤 회의에서는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7월과 9월 각각 25bp, 50bp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뒤늦은 금리 인상이지만 빅스텝 예고에 경기둔화 우려 마저 커지고 있다.
한은도 전날 박종석 부총재보는 빅스텝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지만 지금 상황에선 25bp 인상이 더 적절한 것 같다고 말해 시장을 안심시켰지만, 이날은 또 이창용 총재가 인플레이션 우려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 총재는 기념사에서 “한은이 더 이상 다른 나라 중앙은행보다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평가했다. 또 “금리 인상 시기를 놓치면 인플레이션 우려가 더 커질 것”이란 경고도 덧붙였다. 사실상 7월에 이어 수 개월간 연속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국내 소비자물가가 6%를 넘보는 상황에서 더 튀어 오른다면 빅스텝도 아예 배제하긴 어려워 보인다.
공동락 대신 증권 연구원은 “대내외적 악재가 겹겹이 나오면서 단기물 금리가 발작 수준으로 뛰고 있다”면서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