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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톈안먼 운동 전조인가…시진핑의 위기[신정은의 중국은 지금]

베이징 대학가 시위 톈진대학으로 이어져
6·4 톈안먼사건 33주년 앞두고 긴장 고조
시진핑 3연임 타격 받나…리커창 대망론도
  • 등록 2022-05-29 오후 4:33:14

    수정 2022-05-29 오후 9:19:29

[베이징=이데일리 신정은 특파원] “타도! 형식주의, 타도! 관료주의”

중국 수도 베이징 인근 톈진에 위치한 톈진대학에선 지난 26일(현지시간) 수백명의 학생들이 모여 강화된 학교의 방역 정책에 항의하며 이같은 구호를 외쳤다. 최근 톈진 시내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어나자 톈진대학이 학생들이 외부로 나가지 못하도록 사실상 봉쇄하면서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지난 26일 톈진대학교에서 학생들이 ‘타도 형식주의, 타도 관료주의’를 외치고 있다. (사진=웨이신 캡쳐)
6·4톈안먼 사건 33주년 앞두고 대학가 시위 잇따라

베이징 내 대학가에서 유행처럼 시작된 코로나19 봉쇄 반대 시위가 인근 도시 톈진에까지 번지고 있는 모습이다. 앞서 베이징대(15일), 정법대(23일), 베이징사범대(24일)에서도 비슷한 시위가 이어졌다.

중국 내에서는 이를 두고 톈안먼(천안문) 민주화 운동이 떠오른다는 얘기가 나온다. 공교롭게도 며칠 후인 6월4일 톈안먼 사태(6.4 사건)가 33주년을 맞는다.

톈안먼 민주화 운동은 1989년 4월15일 개혁파인 후야오방(胡耀邦)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의 사망을 추모하며 정치적 자유를 요구하는 이들이 모여들며 시작됐다. 당시 베이징대와 베이징사범대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학생대표들이 톈안먼 광장에 모여 시위를 하자 당국은 계엄령을 선포했고, 급기야 6월4일 톈안먼 광장에 있던 시위대를 탱크와 군대를 투입해 유혈 진압했다. 이로 인해 학생, 노동자 등 시민 수천명이 사망하거나 다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에서는 톈안먼 사태를 언급하는 것이 금기시 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검색이 되지 않는 것은 물론 중국인들은 이 단어를 꺼내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한다. 지난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은 “중국에서는 1년에 364일 밖에 없다. 하루가 잊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톈안먼 사태의 망각을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지난 1989년 5월14일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 모여있는 시위대들. (사진=AFP)
매년 이 시기가 되면 당국의 통제가 더욱 강화된다. 홍콩명보는 29일 6·4톈안먼 민주화시위 33주년을 앞두고 중국 본토의 많은 학자, 언론인, 인권운동가들이 국제 전화를 받을 수 없게 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특히 올해 대학가 시위를 시작한 곳이 베이징대와 베이징사범대라는 점에서 당시와 많은 부분이 오버랩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베이징대는 시위 당시 여론이 동조할 것을 우려해 다음날 곧바로 외부와 차단했던 벽 설치를 철회했다. 웨이보, 위챗(웨이신) 등 중국 SNS는 대학가 시위 영상이 올라오면 곧바로 삭제하고 있다. 현재는 해당 영상을 공유하더라도 전달조차 되지 않는다.

민심 악화…시진핑 3연임 타격 받나

중국 정부가 철저하게 언론을 통제하고 있지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고집하고 있는 ‘제로코로나’에 대한 민심이 악화하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자칫하다간 올 가을 열리는 제 20차 당대회에서 3연임을 통한 장기집권을 꿈꿨던 시 주석이 최대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수도 있다.

게다가 최근엔 시 주석의 절대 권력 속에 가려졌던 중국의 2인자 리커창 총리의 대망론까지 나오고 있다. 리 총리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 중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차례 인정하며 시 주석과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리 총리가 지방 시찰을 가거나 회의를 주재하며 마스크를 벗는 모습도 자주 언론에 노출되고 있다.

물론 올해 대학가 시위는 대학의 잘못된 방역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이지 중국 정부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더군다나 코로나19 방역 통제로 대학 내에서 시위가 산발적으로 일어날 뿐 대규모 인원이 모이기 어렵고, 과거와 달리 인터넷 등으로 정보 통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섣불리 무력진압을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학가의 시위를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은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에 대한 불만이 대학뿐 아니라 여러 곳에서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봉쇄된 상하이에선 주민들과 방역 요원이 마찰을 빚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었다.

시사 평론가인 장쿤은 자유아시아방송(RFA)와 인터뷰에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일반 시민들은 소규모 관리들의 손아귀에 맡겨졌고 무능한 사람들이 잘못된 행정을 하고 있다”며 “제로코로나 정책이 지속될 수록 상황은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중국 총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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