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의 그림자' 드리운 건설사…1년새 폐업 2배 늘어

원자잿값 급등에 파업 등 겹쳐 공기 못맞춘 현장 속출
지역 중소중견건설사부터 큰 타격…결국 폐업 내몰려
'부동산 경기 불황→일감 감소→신규 수주 감소→폐업'
악순환 속 폐업 시 관련업체 연쇄 부도 위험성도 커져
전문가 "정부 차원서 수주물량 늘려주는 게 해결 방안"
  • 등록 2023-03-26 오후 5:13:11

    수정 2023-03-26 오후 7:35:30

[이데일리 김아름 기자]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경영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폐업하는 건설사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원자잿값 상승과 건설노조 파업 등의 영향으로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중견건설사를 중심으로 한 폐업이 큰 폭으로 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6일 이데일리가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종합정보망(KISCON)통계를 전수 조사한 결과 종합건설업체(가스난방공사업 제외) 중 지난달에만 51개의 업체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25개사가 폐업한 것과 비교하면 104%나 늘어난 수치다. 연간 폐업 건수가 최근 3년 평균 213개사였음을 고려하면 올해 상반기에 연평균 폐업건수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연간 폐업 건수는 지난 2020년 211개사, 2021년 169개사, 2022년 261개사였다.

전문건설업체(가스난방공사업 제외)는 지난달 301개사가 폐업해 지난해 같은 기간 208개사와 비교해 44.71% 늘었다. 3개년 연간 평균 폐업건수가 1116개사였음을 고려할 때 빠르면 1분기 내 연간 평균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연간 폐업 건수는 지난 2020년 1001개사, 2021년 1154개사, 2022년 1193개사로 집계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9년 이후 건설사 등록이 많이 늘었고 그에 따른 경쟁이 치열해진 것이 폐업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도 위축돼 있어 이런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듯싶다”고 설명했다.

건설업체의 폐업이 이처럼 예년보다 빠르게 느는 주요 요인으로는 원자잿값 급등이 꼽힌다. 특히 지역에 기반을 둔 중소건설사의 타격이 더 심한 상황이다. 이는 대형건설사와 달리 중소건설사는 착공 현장별로 그때그때 자재를 확보하기 때문이다. 미리 확보한 자재가 적다 보니 원자잿값 급등 과 같은 사태에 대처하기 매우 어려워서다. 이와 함께 화물연대, 건설노조 파업 등도 한몫했다. 공기가 늦어지는 현장이 속출하면서 버티지 못하고 폐업에 내몰렸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는 전반적으로 지난해 말보다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지만 지방 중소건설사는 상황이 나아지지 않았다. 한국은행이 지난 23일 발표한 ‘금융안정상황(3월)’ 보고서에 따르면 건설사 1613개사(대기업 307개·중소기업 1306개)의 재무위험을 시뮬레이션한 결과, 지방 중소건설사의 취약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전문건설협회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경기가 많이 안 좋아진 상태에서 자잿값이 3~4년 전보다 급등했다”며 “위에는 원도급사, 아래로는 건설기계장비·자재업체, 근로자 등에 치여 지난 몇 년 매우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월례비가 사라졌고 이달 초부터 타워크레인 태업 현황을 파악하고 있지만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신규 수주가 줄고 폐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해결방안 모색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정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건설사의 폐업 증가는 일감이 없어서 그렇다. 최근 부동산 경기가 안 좋아지면서 중소건설사는 신규 수주를 꺼리고 물량 자체를 줄이다 보니 폐업에 내몰린다”며 “폐업하면 기존 납품한 업체가 돈을 못 받으니 갈등이 발생하고 연쇄 부도의 리스크도 커진다. 정부 차원에서 수주 물량을 늘려주는 방법만이 해결 방안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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