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욱 삼성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일 보고서를 통해 “최근 주요 경제지표 둔화에도 불구하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미국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시장 목소리가 급격히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이 같이 점쳤다.
그는 “7월1일 기준으로 블룸버그의 조사대상 전망기관 73곳 중 내년 미국 경제 성장률을 1% 미만으로 예상하는 곳은 여전히 10%에 불과한데, 이는 대부분 침체 우려가 성장률보다는, 주식시장에 대해 약세장(20% 이상 하락)을 넘어서 경기침체기의 하락 폭을 예상한다는 의미로 혼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봤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경기침체기에 미국 기업이익은 평균 13~15% 하향조정 됐다. 허 이코노미스트는 “꼭 경기침체를 기본 시나리오로 하지 않더라도, 향후 기업 이익추정치가 하향조정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는 미국 증시의 밸류에이션이 현재 보이는 것보다 실제로는 더 높은 수준에 있음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아울러 그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로금리와 결합된 양적완화(QE)는 마이너스(-) 실질금리 환경을 장기간 유지시켜, 주식, 채권 등 거의 모든 금융자산의 밸류에이션을 사상 최고수준까지 상승시켰지만, 6월부터 시작된 양적긴축(QT) 시대의 실질금리 상승은 QE 환경에서 크게 확대된 금융자산의 전반적인 밸류에이션을 하락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미국 경제가 연착륙해도 반드시 주식시장의 연착륙을 보장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며 “최소한 QE 기간(2009년 이후)의 평균 밸류에이션보다 낮은 시장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과 신흥국시장보다는 한국과 유럽시장 등이 상대적으로 안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