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요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조 바이든 대통령이 처음 한국을 순방한 지난 20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 오산 미군기지에서) 비행기에 내린 후 처음 찾은 곳은 정부청사도, 대사관도, 군사기지도 아니었다”며 이렇게 전했다. 도착 직후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공장 ‘평택 캠퍼스’를 시찰한 것을 가장 주목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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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뿐만 아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를 두고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역할을 부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고,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부품들을 중국 밖에서 조달하며 미국 산업을 중국 공급망으로부터 분리하는 것을 우선해 왔다”고 평가했다.
실제 윤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공동성명에서는 ‘경제안보’ 단어가 2번 등장했다. 지난해 5월 문재인 전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 간 정상회담 이후 나온 공동성명에는 없었던 용어다. 핵심 전략 물자인 반도체는 경제안보의 중추 중 하나다. ‘공급망’ 단어 역시 지난해 2번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무려 11번 등장했다. 주요 외신들은 이같은 한미 정상간 기류 변화가 삼성전자 방문으로 극대화했다고 본 것이다.
“바이든, 트럼프式 대북 담판 없다”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도 주요하게 다뤘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 직후인 21일에는 이를 집중 보도했다. CNN은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러브레터’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북한의 폭군(despot)과 악수하기를 바라는 것 같지 않았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지도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를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진실성을 가지고 또 진지한 태도로 임한다면 그럴 의사가 있다”고 말했는데, 그의 본심은 전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같은 대북 담판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4월 말 새 대북정책 검토 완료를 선언한 이후 북한을 향해 조건 없는 대화를 주문해 왔지만, 1년 넘게 북한의 긍정적인 반응을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앞서 백악관은 정상회담 이후 성명을 통해 “북한이 가하는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정상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국제질서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한미 동맹의 초점을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 넓히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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