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갤러리] 뭉뚝하든 날씬하든 '세상풍경 압축판'…임상빈 '스트로크 L6'

2022년 작
무의식서 뻗쳐낸 총천연색 수십수백의 띠
획과 획 얽히고설키며 '날것 에너지' 뿜어
다른 얼굴·소리로 존재감 드러낸 현장 옮겨
  • 등록 2022-05-29 오전 11:03:54

    수정 2023-04-02 오후 12:03:18

임상빈 ‘스트로크 L6’(사진=갤러리나우)


[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총천연색으로 춤을 춘다. 짧기도 굵기도 한 띠들이 말이다. 겹치고 겹친 수십 수백의 띠들 덕에 이 화면에는 본바탕이란 게 있었나 싶을 정도다.

작가 임상빈(46·성신여대 서양화과 교수)이 만든 이 난장은 무의식의 에너지란다. 아무 계획도, 아무 의도도 없는 상태에서 그저 손안의 붓끝에 댄스본능을 심어놓은 건데. 그렇게 차고 넘치는 율동감을 입은 붓질에서 기운생동이 뻗쳐 나와 작가조차 예상치 못한 생명력을 뿜어낸다는 거다. 이를 두고 작가는 화획이라고 했다.

덕분에 작품의 핵심은 빠른 즉흥성과 화려한 색채감으로 요약된다. 하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다. 붓이 만든 무의식의 난립, 날 것의 에너지가 한풀 꺾일 무렵, 작가는 정교한 덧칠로 상황을 정리하며 작업의 완성을 보는데, ‘스트로크 L6’(Strokes L6·2022)는 그렇게 나온 연작 중 한 점이다.

작가는 수많은 획과 획이 얽히고설키면서 어떤 힘과 기운을 만드는 ‘광경’을 의도했단다. 뭉뚝하든, 날씬하든, 납작하든, 도톰하든 그냥 ‘한 획’이라고. 그 한 획들이 크고 작은 얼굴과 소리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현장을 옮긴 그림 ‘화획’은 세상풍경의 압축판이었다.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언주로152길 갤러리나우서 여는 개인전 ‘화획’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아크릴. 145.5×112.1㎝. 갤러리나우 제공.

임상빈 ‘스트로크 L3’(Strokes L3·2022), 캔버스에 아크릴, 130.3×97㎝(사진=갤러리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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