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장애가 장벽 되지 않는 무장애공연장 빠르게 조성해야

  • 등록 2020-11-11 오전 6:00:00

    수정 2020-11-11 오전 6:00:00

이석렬 음악평론가
[이석렬 음악평론가] 현재 한국에는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장애인 예술가들이 존재한다. 연간 장애예술인들의 공연 발표 및 행사가 1000회를 넘었다는 통계도 있다. 그렇지만 전국에 건립돼 있는 예술극장들은 시설과 대관 등에서 장애인들의 현실과 괴리감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장애인 예술가들과 장애인 청중에게 직접적인 불편함으로 다가온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장애인들이 편한 마음으로 공연을 이행하고 감상할 수 있는 극장이 없다. 장애인의 예술적 역량을 높이고 장애인들의 예술감상까지도 고무시킬 수 있는 극장이 필요한 것이다. 장애인들이 관객의 입장에서 느끼는 불편함도 여러가지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은 비장애인 일행과 떨어져 앉아야 하며 이는 적지 않은 불편함을 준다. 무대뿐 아니라 객석과 자막 시설 등에서도 장애인의 편의를 염두에 둬야 한다.

이제는 장애인들을 문화예술의 소비자가 아니라 생산자로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이 있어야 하는 때다. 특히 비장애인들이 만들어낼 수 없는 예술을 장애인들이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환기시켜야 할 필요가 있다. 장애인 예술 분야가 갖는 장점과 특징이 더 많이 고려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에는 훌륭한 장애인 예술가들이 있었고 그들은 인류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의 운보 김기창 화백, 수필가 고 장영희 교수 등은 세계를 감동시킨 자랑스러운 장애인 예술가들이다. 대중가수 이용복, 조덕배 등 많은 장애예술인들도 세인의 사랑을 받았다. 작곡가 베토벤에게는 악성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이렇게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예술생산자가 돼 활동하는 것은 더 이상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장애예술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것을 우리 사회가 현실로 인식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이유다. 이를 위해 장애예술인들과 비장애예술인들 모두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표준공연장의 조성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때맞춰 무장애표준공연장을 조성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2017년, 장애예술전용극장 조성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로 채택이 된 이후 공연장을 매입해 리모델링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으로 추진이 됐다. 그러나 금년 예산심의에서 예산의 절감과 효율적인 효과를 위해 장기 임대해 리모델링으로 조성하는 방식으로 계획이 수정됐다. 그에 필요한 예산이 2021년 정부예산에 담겼다는데, 이는 매우 현명한 방안이라고 본다.

아직까지 장애인예술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신축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거부감을 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임대 후 리모델링 안은 적은 예산으로 빠른 기간 안에 조성할 수 있으며, 성과를 확인한 후 제2의 방안을 재차 마련할 수 있는 만큼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기가 쉬울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생산성이 없는 논쟁들로 시간을 낭비하지 말았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 계획이 신속하게 추진이 돼 예정대로 2022년 4월 세계에 자랑할 수 있는 무장애표준공연장의 개관을 지켜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문화인프라의 확보가 예술의 발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세계사의 교훈이다. 시대에 맞는 예술 인프라의 구축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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