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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 등장한 'M&A 대어' 일진머티리얼즈에 쏠리는 눈

[위클리M&A]일진머티리얼즈 매각 작업
예상치 못한 등장…시장서 의외다 반응
예상 매각가 2.5조~3조원 대어급 매물
주도적 위치 원하는 원매자 나설지 관심
  • 등록 2022-05-28 오전 11:00:00

    수정 2022-05-28 오전 11:00:00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대어급 매물이 깜짝 등장했다. 2차 전지 핵심 소재인 ‘동박’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일진머티리얼즈(020150)가 그 주인공이다.

시가총액만 3조8000억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매물 등장에 시장에서도 매각 사유와 매각 측 의지를 헤아리는 데 분주한 모습이다. 최근 전기차 붐이 일면서 몸값이 귀해진 동박 수요에다 전기차 배터리사업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판단에 원매자들의 관심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 사라왁주 쿠칭에 있는 일진머티리얼즈 공장 전경(사진=일진머티리얼즈)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진머티리얼즈는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정하고 복수의 잠재 인수 후보군들에게 지분 매각을 위한 투자안내서(티저레터)를 보냈다. 배포 대상에는 블랙스톤과 칼라일그룹, KKR(콜버츠크래비스로버츠) 등 글로벌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롯데, LG, SK, 삼성그룹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일진머터리얼스 최대주주인 허재명 대표이사 지분(53.30%)이다. 인수와 동시에 경영권을 거머쥘 수 있는 지분 규모다. 시가총액 대비 지분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하면 2조5000억~3조원 안팎에 매각가가 형성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기 단계인 투자안내서 배포 단계지만 덩치가 있는 규모다 보니 원매자 후보군 선정에서 이를 고려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일진머티리얼즈는 2차 전지용 동박(일렉포일·Elecfoil)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6888억원에 영업이익 699억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에도 매출 2000억원, 영업이익 215억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에서 동박의 비중은 73% 정도였다. 일진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동박의 쓰임새가 2차전지용으로 확대되면서 일진그룹의 핵심 계열사 중 하나로 성장하는 상황이다.

실적 지표가 꾸준한 오름세를 그리는 상황에서 나온 깜짝 매각 소식에 업계에서도 자못 놀라는 눈치다. 최근까지 넥스플렉스, PI첨단소재(178920) 등 동종업계 업체 인수 의지까지 피력해온 점을 고려하면 선뜻 이해 가지 않는다는 반응도 있다. 다만 매각 주관사 선정이나 티저레터 배포를 위한 사전작업 기간을 감안했을 때 오랜 기간 준비한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일진머티리얼스의 깜작 등장을 두고 업계에서는 몇 가지 추측을 하고 있다. 먼저 중장기 성장을 위한 투자에 사실상 한계를 느낀 것 아니냐는 점이 꼽힌다.

전기차 수요 급증에 2차전지 시장이 거침없이 확장하면서 동박 수요가 덩달아 뛰고 있다는 점은 호재다. 반대로 생각하면 대규모 인프라(설비) 투자가 꾸준히 받쳐줘야 하는 구조를 더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다만 매각 절차를 밟는다면 2차 전지에 대한 관심이 커진 현 시점이 가장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진머티리얼즈를 인수한다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관련 고객사를 대거 꿰찰 수 있다. 일진머티리얼즈는 유럽에서 스웨덴 배터리기업인 노스볼트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폭스바겐 그룹이 스페인을 유럽 전기차 허브로 구축하는 프로젝트에도 합류했다.

해당 업계에 관심이 있는 원매자들 입장에서도 일진머티리얼즈 인수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의 밸류체인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다. 만만치 않은 가격에도 관심을 거둘 수 없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관건은 과연 3조원에 육박하는 매각가를 원매자들이 오롯이 소화할 수 있느냐다. 수십조원 규모의 펀드를 가지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들이나 기업 중장기 발전을 위해 조 단위 투자가 가능한 원매자군으로만 매각 후보군을 추린 점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단 시장에 나온 만큼 인수 의지가 어느정도 있는 원매자들은 예비 입찰 단계까지는 나설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인수 과정을 밟으면서 자금 융통과 인수 이후의 비전 등을 치열하게 계산한 뒤 최종적으로 나설지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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