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는 첩부제 vs 갈길 먼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국내 첩부제시장 성장 지속…지난해 1308억 규모로 전년대비 5%↑
마이크로니들 의약품, 기술 장벽 등으로 성장 더뎌…다음달 글로벌 첫 출시
  • 등록 2023-03-16 오전 8:06:05

    수정 2023-03-16 오전 8:06:05

[이데일리 신민준 기자] 파스와 패치 등 국내 첩부제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첩부제는 간편한 사용 등으로 편의성이 높은데다 밴드 타입 등 제품 형태와 치료 부위가 다양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첩부제와 같이 피부에 붙이는 형태의 의약품인 마이크로니들은 높은 기술 장벽과 대량 생산의 어려움 등으로 주로 화장품 분야에서만 활용되다가 다음 달 글로벌 첫 완제품 의약품이 출시될 예정이다.

케토톱 플라스타 밴드타입 혼합형(왼쪽)과 마이크로니들 패치(오른쪽). (사진=한독, 부산대)
첩부제, 다양한 치료부위와 제품 출시로 성장

1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국내 첩부제(외용소염 진통제) 시장은 지난해 1308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245억원) 대비 약 5% 증가했다. 2021년 외용소염진통제 첩부제시장 규모는 1093억원을 나타냈다.

첩부제는 바로 떼서 붙일 수 있는 반창고 형태로 접착제와 약물이 동시에 발라져 있어 부착하기 쉽다는 특징이 있다. 첩부제는 수분 포함 여부에 따라 크게 수분이 없는 고형제 타입(플라스타, 패취)과 수분이 포함된 카타플라스마 타입(습포제)의 두 가지로 나뉜다.

이른바 붙이는 소염진통 제품의 효시로 알려져 있는 ‘파스’는 바로 플라스타 타입에 가깝다. 수분이 거의 함유돼 있지 않은 파스는 통증 부위에 부착해 열감를 주어 통증을 잊게 하거나 청량감을 줘 통증을 덜어 주는 쿨링 효과가 있다.

플라스타 타입의 경우 피부의 접착을 돕는 성분이 피부 자극을 일으켜 피부발진이나 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만큼 이를 보완해 개발된 제품이 바로 수분이 함유된 습포제다. 첩부제는 관절염 치료 효과를 지닌 외용 소염진통 첩부제 개발이 붐을 이뤘던 1990년대를 기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첩부제 제품으로는 신신제약(002800)의 파스 시리즈와 한독(002390)의 케토톱 시리즈가 있다. 신신제약은 첩부제가 전체 매출 비중의 약 46%를 차지하며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은 3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276억원)과 비교해 약 16% 증가한 수치다.

한독의 케토톱의 지난해 매출은 543억원으로 전년(458억원)대비 약 19% 늘었다. 한독이 2014년 케토톱을 인수할 당시 매출은 210억원 수준으로 10년 만에 두 배이상 매출 규모가 증가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첩부제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이유는 관절염뿐만 아니라 근육통과 염증 등 다양한 치료 부위와 밴드와 동전식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소화장애 등 기존 먹는 약의 부작용을 보완한데다 특정 치료 부위에 붙였다 떼면 되는 등 편의성을 높인 점도 한몫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크로니들, 높은 기술 장벽과 대량 생산에 어려움 겪어

반면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시장은 걸음마 단계다. 마이크로니들은 아직까지 완제품으로 된 의약품이 없었지만 국내 기업 라파스(214260)가 다음 달에 세계 최초로 일반의약품(OTC)인 여드름 패치를 출시할 예정이다.

마이크로니들은 1997년에 마이크로니들 제작 연구논문이 세계 최초로 발표됐고 이후 마이크로니들 기술은 주로 피부에 직접 작용하는 화장품 분야에서 활용돼왔다. 마이크로니들이란 길이가 1㎜ 이하인 미세바늘로 피부에 의약품을 고통 없이 전달하는 미세구조체를 말한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은 주사제의 통증을 없애주고 상온보관이 가능할 뿐 아니라 근육보다 면역세포가 많은 피부에 약물을 전달한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의약품의 경우 혈관을 통해 약물 성분이 전달되는 경우가 많아 피부층에 투약하는 마이크로 단위의 얇은 바늘을 가능하게 할 미세가공 기술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울러 기존 적용기의 구조가 복잡해 제품 생산이 오래 걸리고 가격이 비싸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을 대량 생산해 상용화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했다. 적용기 없는 제품은 미세바늘이 각질층을 뚫고 피부 속에 골고루 흡수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부 표면을 통해 약물을 순환계로 전달하는 경피약물전달시스템(TDS) 기술을 개발하면서 국내 제약·바이오기업들이 마이크로니들을 활용한 백신 등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라파스(214260)가 가장 적극적이고 앞서 있다. 라파스는 여드름 치료용 마이크로니들 패치도 다음 달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여드름 치료용 마이크로니들 패치는 바르는 약 성분에 마이크로니들 패치 기술을 적용해 약물 전달 효과를 개선한 게 특징이다. 라파스는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제조방식 ‘DEN(Droplet Extention)’으로 글로벌 특허도 등록했고 지난해 말 천안공장을 완공하면서 대량 생산의 준비도 마쳤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 패치형 코로나19 백신도 자체 개발하고 있다.

라파스는 마이크로니들과 관련해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지만 5년 이상 영업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라파스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235.7% 증가한 69억원으로 집계됐다. 라파스는 올해 하반기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동아에스티가 주빅과 손잡고 당뇨와 비만 치료제 용해성 마이크로니들 제형을 공동개발하고 있다. 주빅은 마이크로니들 제형화와 품질 분석을 담당하고 동아에스티는 원료공급과 동물실험을 통한 성능 입증을 수행한다.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시장의 잠재력은 크다. 미국 리서치 기관 퓨처 마켓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마이크로니들 시장 규모는 2030년 약 12억 달러(약 1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마이크로니들 의약품은 기술 장벽이 높은데다 안전성 이슈도 있어서 제품 개발이 첩부제와 비교해 늦었다”면서 “하지만 수십년 간 화장품분야를 통해 안전성이 검증됐다. 이제 첫 완제품 의약품이 출시되는 만큼 앞으로 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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