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냐, 일반담배와 투트랙이냐…고민의 연기 자욱

찐담배 시장 ‘아이코스 vs 릴’ 양강 구도
한국필립모리스 “매출보다 ‘전환율’에 초점”
KT&G, 투트랙 전략에 일반 담배 점유율↑
1년만에 급성장한 찐담배 시장은 ‘정체기’
  • 등록 2018-11-09 오전 6:00:00

    수정 2018-11-09 오전 6:00:00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궐련형 전자담배에 ‘올인(All in)’ 하느냐, 일반담배와 함께 ‘투 트랙(Two track)’ 전략으로 갈 것이냐.”

담배업계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일명 ‘찐담배’인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일반담배와의 생존전략을 두고서다.

한국필립모리스와 KT&G, 브리티시 아메리칸 토바코(BAT) 코리아 등 업체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각각 ‘아이코스’ ‘릴’ ‘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점유율 끌어오기에 나선 가운데 관련 시장은 한국필립모리스와 KT&G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업계 추산 아이코스와 릴, 글로의 점유율을 각각 60%, 35%, 5% 수준이다.

한국필립모리스, 아이코스에 ‘올인’

8일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담배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은 최대 소비국인 일본보다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시장 점유율은 담배반출량 기준으로 2017년 7월 3%에서 지난 2분기 9.7%로 약 1년 만에 3배 이상 껑충 뛰었다. 일본은 아이코스를 출시한 지 2년이 지난 시점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8.8%를 기록했다.

기재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판매된 담배는 총 16억8000만갑으로 전년 같은 기간 17억1000만갑에 비해 1.6% 감소했다. 일반 담배는 15억2800만갑이 판매돼 전년 대비 10.6% 감소했지만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1억5600만갑으로 전체 담배 판매에서 차지한 비중이 지난해 상반기 0.1%에서 올해 상반기 9.3%로 늘었다.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에 ‘올인’하는 전략을 택했다.

말보로와 같은 세계적인 담배 브랜드를 갖고있는 필립모리스는 영국에서 ‘홀드 마이 라이트(Hold My Light)’라는 금연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펼치고 있다. 금연 패치나 전자담배를 통해 일반담배를 끊을 수 있다는 것이 광고의 핵심 내용이다. 궐련형 전자담배로 시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판촉 전략에 있어서 더이상 매출에 중요성을 두지 않고 있다. 일반담배에서 궐련형 전자담배로의 ‘전환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미 전 세계 500만명의 흡연자들이 아이코스로 전환했고 빠른 속도로 전환자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KT&G ‘투트랙 전략’에 궐련 점유율↑

필립모리스와는 달리 국내 유일 토종 담배회사인 KT&G는 릴과 일반담배를 모두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KT&G의 주력 브랜드는 ‘에쎄’이다. 에쎄는 초슬림 담배로 1996년 처음 출시, 저타르와 프리미엄 제품 등 다양한 라인업으로 2003년 국내시장 판매 1위에 올랐고 현재 전 세계 초슬림 담배 브랜드 중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해안 지역의 잎담배 농가에서 수확한 담뱃잎을 넣어 만든 ‘에쎄 스페셜 골드 오션’ 신제품을 선보였다. ‘에쎄 스페셜 골드’ 시리즈는 고급스러운 패키지 디자인과 깔끔한 맛으로 중년층을 중심으로 높은 인기를 끌며 현재까지 230억 개비 이상 판매됐다.

꾸준한 제품 개발과 공격적인 마케팅을 바탕으로 KT&G의 지난 3분기 일반 담배 점유율은 62.6%까지 확대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1%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국내 일반담배 시장규모는 176억 개비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축소된 것을 감안하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나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반 담배 시장의 감소세가 가팔라 손익 개선 폭은 제한적일 전망이지만 국내 일반담배 시장 점유율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정체기’ 들어선 찐담배 시장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장밋빛 전망과는 달리 이른 정체현상을 보이면서 ‘올인’ 전략이 위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필립모리스는 지난 1분기 실적 부진으로 회사 주가가 15.85% 급락했다. 전자담배로의 시장 전환이 회사의 미래에 긍정적이지 않을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감이 반영된 탓이다.

국내와 일본에서도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4분기 연속으로 증가하던 궐련형 전자담배 판매량은 3분기에 7720만갑을 기록하며 올 2분기 대비 11.4% 축소됐다. 7월 3140만갑이던 판매량은 8월 2850만갑, 9월 1720만갑으로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 역시 지난 3월 말 기준 시장 점유율은 15.8%로 1월 말(16.3%)에 비해 소폭 하락했다.

이경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담배 감소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의 이른 성장 속도 둔화는 담배업계 전반에 부담이 될 것”이라며 “향후 일반담배 감소폭이 제한적인 흐름을 보이면 (KT&G의)영업실적 하향조정 리스크가 일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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