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W페스타]조현진 "여자는 9개 잘해도 스스로 의심…생각 바꿔야"

26일 10회 이데일리 W페스타 연사로 참여
해경 해양오염방제국장…68년만 첫 여성 고위공무원
"남녀 역할 나누면 둘다 손해"
  • 등록 2021-10-20 오전 7:35:42

    수정 2021-10-20 오전 7:35:42

조현진 해경 해양오염방제국장
[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여자들은 10개 중에 9개를 잘해도 ‘내가 이걸 잘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한다. 생각을 바꿔야 한다.”

조현진 해경 해양오염방제국장은 올해 초 해양경찰 첫 여성 고위공무원으로 이름을 올렸다. 해경 창설 후 68년만이다. 그는 오는 26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제10회 이데일리 W페스타에 연사로 참여한다. 조 국장은 ‘리부트 유어 스토리(Reboot Your Story):다시 쓰는 우리의 이야기’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이데일리 W페스타의 챕터2 ‘도전 : 위대한 첫발’에서 여성의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한 자신의 이야기를 소개할 예정이다.

2004년 박사학위 소지자 5급 사무관 특채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이후 ‘여성 1호’라는 수식어는 꼬리표처럼 그를 따라다녔다. 서기관 승진 당시에도 여성으로서는 첫번째였다.

처음에는 부담도 컸다. 하지만 이제는 훌훌 털어냈다.

조 국장은 “남자들은 10개 중 1개만 잘해도 ‘난 잘한다’고 생각한다고 한다”면서 “‘저들은 잘하는 거 없는데 나는 왜 혼자서 모든 짐을 다 짊어지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잘하든 못하든 내 개인의 문제”라고 말했다.

물론 해경 내 조직 문화도 많이 바뀌었다. 지난 8월 최초로 ‘양성평등정책팀’도 신설했다. 조 국장은 “해경 전체로는 여성 인력이 10%정 도이며, 방제국에는 24% 정도가 여성”이라면서 “작년에는 29명이 채용됐는데 이 중 14명이 여성이었고 올해는 69명 중 35명이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는 “처음부터 남자, 여자 나눠서 일을 시키면 나중에는 둘 다 손해”라면서 “여성은 할 수 있는 게 없어지고, 남성은 남성대로 일이 늘면서 불만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할 수 있는 일과 없는 일을 구분 짓는 것은 개인의 역량을 제한하는 것이며 더 나아가 조직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일본 나가사키대학교에서 해양과학박사 학위를 받고, 국제해사기구(IMO)에서 근무하는 등 해양오염방제 분야에서 전문성과 실무 경험을 두루 갖춘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전공은 해양생물학, 그 중에서도 식물 플랑크톤이다. 물 위에 떠다니면서 해류를 따라 움직이는 것이 기름과 같다. 해양오염방제국은 선박 기름 유출 등 해양오염사고 대응은 물론, 최근에는 미세 플라스틱과 폐어구에 갇혀 해양 생물이 죽는 유령업(고스트피싱)의 심각성이 크게 대두됨에 따라 전방위적인 해양 쓰레기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조 국장은 “폐어구에 갇혀 죽는 물고기들이 한 해 수산업 어획량의 10%를 차지한다. 또 부유물에 어선 추진기가 감겨 발생하는 사고도 전체 안전사고의 13%”라면서 “해양쓰레기에 대한 사후 수거뿐만 아니라 사전 예방에도 관심이 많다. 이를 위해서는 해양관리법에 해경 권한 강화 등 촘촘한 법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화석연료에서 친환경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이 늘어나면서 기름 오염 사고뿐만 아니라 수소·LNG 등 새로운 연료유로 인한 사고에 대비하는 체계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국장은 요즘 바쁜 시간을 쪼개 일주일에 두번씩 영어 회화 공부를 하고 있다. 2012년 IMO에서 1년여간 근무한 뒤 매일 BBC 다큐멘터리 한편씩을 보고 있다. 어림잡아도 150편이 훌쩍 넘는다. 지금은 국제회의에서도 통역없이 소통이 가능한 실력이다. 사실 그는 영어 외에 일어, 중국어에도 능통하다. 일어는 일본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습득했고 중국어는 학원을 다니면서 독학으로 배웠다. 조 국장은 “언제 사건·사고가 터질지 모르니 주말에도 근무지에서 1시간 거리에 있어야 한다”면서 “그러다 보니 매주 중국어 회화책을 들고 근처 카페에 가서 좋아하는 커피를 먹으며 2시간씩 공부했다”고 말했다. 그의 ‘여성 1호’ 타이틀은 성실함과 꾸준함에서 비롯된 상징적인 결과물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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