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샘 올트먼 방한, 한편으로 우려하는 이유

'챗GPT' 주인공 샘 올트먼, 9일 방한
세계 각국 돌며 규제론 설파
美中 패권 경쟁 속 '사다리 걷어차기' 시선도
韓 AI 기술 자립 전 규제부터 시작할까 걱정도
  • 등록 2023-06-09 오전 6:30:00

    수정 2023-06-09 오후 8:26:34



[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AI가 인류에게 실존적 위험을 제기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한 이 말은 다른 누구도 아닌 ‘챗GPT’의 아버지로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로부터 흘러나왔다. 오늘(9일) 한국을 방문하는 올트먼 대표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한 말이다.

한국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부처와 스타트업 업계 등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알려진 올트먼 대표의 입에서 어떤 얘기가 나올지 추측할 수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는 챗GPT를 개발해 전 세계적인 AI 붐을 일으켰지만, 이처럼 역설적으로 AI 규제의 필요성을 가장 소리 높여 외치고 있다.

물론 올트먼 대표의 주장에 일리는 있다. 챗GPT가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지어내 답을 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고, AI가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에선 그의 ‘호소’를 선두주자의 ‘AI 사다리 걷어차기’로 보는 시선도 적지 않다. 오픈AI는 이미 AI 개발에 천문학적 투자를 진행했고, 구글 등 경쟁자보다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AI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기술로까지 떠오르자 독점·폐쇄 전략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 미국과 중국의 AI 기술 패권 경쟁이 본격화하며 올트먼 대표가 나서 국제적 규제 기구의 필요성을 언급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문제는 이들의 뒤를 쫓는 한국이다. 한국은 자체 초거대 AI 모델을 가진 4개국 중 하나일 정도로 기술을 갖췄지만 아직 추격자의 입장이다. 규제보다는 산업이 우선해야 하는 시기다. 이 때문에 샘 올트먼 대표의 한국 방문을 조심스럽게 볼 필요가 있다. 자칫 시장 선점을 노리는 선두주자들의 외침에 휘둘려 섣부르게 규제를 먼저 도입하는 상황이 될 수 있어서다.

이들의 입장을 반영한 규제에 무조건 동참했다가 우리 자체 AI를 개발해 기술적으로 자립할 기회를 줄이거나 AI 산업을 육성할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AI 안전은 자국 AI 산업 발전과 별개가 아니다. AI 기술에서 앞선 미국은 규제보다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빅테크 기업’이 없는 유럽연합(EU)은 규제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려 하고 있다는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한국도 AI 패권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바람직한 규제 방향성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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