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이터 전쟁 벌이는 서울시·한결원…핵심은 ‘제로페이 존폐’

서울사랑상품권 대행사 변경 후 소비자·가맹점 ‘혼란’
“가맹점 데이터 다 넘겨야” vs “개인정보라 불가능”
데이터 이관 합의했지만 기존 QR코드 사용 '논란'
서울페이+ 모두 통합시 제로페이 사업 축소 불가피
  • 등록 2022-02-10 오전 7:04:16

    수정 2022-02-10 오전 7:04:16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앞으로 데이터가 돈이기 때문에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한 투쟁입니다.”

데이터전쟁 벌이는 서울시·한결원…[그래픽=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지난 7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작심한 듯 이 같은 발언을 했다. 최근 서울시가 지역 화폐인 서울사랑상품권 운영 대행사를 새로 선정하면서 옛 대행사였던 한국간편결제진흥원(이하 한결원)과의 갈등이 격화되자 불편한 심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서울사랑상품권 관련 정보 이관을 놓고 양 기관 간의 날선 신경전이 극으로 치닫는 과정에서 중간에 낀 시민(소비자)들과 수십만개 곳에 달하는 가맹점의 혼란과 불편이 계속되고 있다.

서울시가 최근 서울사랑상품권 판매 대행사를 변경하면서 소비자들과 가맹점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서울페이+ 결제가 불가능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사진=독자 제공)
겉으로 드러난 이번 사태의 핵심은 데이터 전쟁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본질은 제로페이의 존폐 여부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대표 사업으로 꼽히는 제로페이는 2018년 첫 등장한 이후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지역 화폐가 등장해 인기를 끌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소상공인을 지원을 위해 최대 10% 할인된 금액으로 판매된 서울사랑상품권은 지난해 1조4000억원 규모로 풀려 조기 완판됐으며, 올해는 8400억원어치가 발행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울시가 서울사랑상품권 판매·운영대행사로 선정한 신한컨소시엄(신한카드·신한은행·티머니·카카오페이)이 기존 30여개앱에서 구매·결제하던 것을 신규 플랫폼인 서울페이+(플러스)로 통합하게 되면서 제로페이는 갈수록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기존 제로페이 및 서울사랑상품권 운영사였던 한결원은 신규 플랫폼 결제내역(데이터)를 기존 제로페이 플랫폼으로 전송(연동)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날선 신경전을 펼치고 있다.

서울페이+ 및 서울사랑상품권 정책 변경.(서울시 제공)
“열흘만 주시면 불편을 겪는 사항을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오 시장의 공언처럼 이번 사태는 조만간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서울시 제로페이 가맹점 수는 39만9747곳(2월 4일 기준). 이 중 휴·폐업, 신한 결제망 등을 통해 기확보한 가맹점 등을 제외하면 4만여 곳의 가맹점 데이터(가맹점 식별번호·가맹점주명·가맹점주 전화번호·계좌번호)를 확보하는 것이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다.

9일 서울시 관계자는 “4만여곳의 가맹점 데이터를 한결원이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이유로 들어 전날까지 제공하지 않았는데, 서울시가 데이터 이관에 따른 모든 문제와 법적 책임을 지기로 하면서 극적인 합의를 했다”며 “달라진 결제앱으로 인해 일선 현장에서 혼란을 겪는 일이 조만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데이터 이전이 마무리돼도 아직 문제는 아직 남아 있다. 각 가맹점에서 서울페이+앱을 통해 결제할 때도 기존 제로페이 QR코드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신한컨소시엄으로 결제망 자체가 달라졌지만, 종전처럼 제로페이 QR코드를 이용해야 하는 셈이다. 이를 두고 한결원에서는 “바뀐 결제 앱도 제로페이 QR코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종전 제로페이 앱에서도 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결원은 또 가맹점 데이터를 신한컨소시엄으로 전달하는 조건으로 기존과 같이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결제내역 알림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제공.
시는 기존 결제 QR코드를 바꾸기를 주저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페이+ 앱에서만 결제 가능한 QR코드를 각 가맹점에 배포할 것도 고려했지만, 불필요한 비용 부담과 ‘제로페이 흔적 지우기’라는 인식을 우려해 이를 실행하지 않기로 했다. 오 시장은 “취임할 당시부터 제로페이를 절대로 과소평가 하지 않고 계속돼야 한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며 “저비용·고효율을 위해 사업 변화를 모색한 것이지 사업을 축소시키겠다는 의도가 전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제로페이의 명목은 유지되지만 이달 말 이후 그 기능과 역할은 점차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달 28일 이후 비플제로페이, 머니트리, 체크페이 등 기존 제로페이 앱에 남아있는 상품권 잔액은 서울페이+로 자동 이관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결제 앱에서 사용하던 개인정보도 서울페이+로 함께 옮겨진다. 이후 기존 제로페이 앱에서는 일반 직불결제, 온누리상품권, 농수산상품권 구매·결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이 비중은 제로페이 전체 이용 금액의 약 20% 비중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돌발 상황
  • 이조의 만남
  • 2억 괴물
  • 아빠 최고!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