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시와 세종특별자치시를 연결하는 세종포천고속도로의 한강을 건너는 다리 명칭을 놓고 서울 강동구와 경기 구리시가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고 있다.
강동구가 서명운동에 나서면서 먼저 카운터펀치를 날렸는데 구리시도 맞대응을 예고하고 있어 기초지자체를 넘어 서울시와 경기도, 광역자치단체 간 힘겨루기까지 확산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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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공을 1년여 앞둔 상황에서 다리의 양 끝단에 위치한 지자체들이 다리 명칭을 두고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있어 내년 중순께 있을 국토교통부 국가지명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 강동구, 이미 ‘고덕대교’로 가칭 사용중…공사중 주민 불편도 고려해야
서명운동은 올해말까지 진행할 계획으로 구는 전체 46만여명의 강동구 인구 중 최소 5만 명 이상 서명을 받는다는 계획이다.
강동구는 고덕동을 관통하는 세종포천고속도로 공사로 인해 수년여 간 주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왔고 14공구의 공사 시작점 역시 강동구 고덕동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 공사과정에서 이미 ‘고덕대교’라는 가칭을 사용한 만큼 굳이 새로운 명칭으로 바꿀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강동구는 ‘고덕대교’ 명칭 확정을 위해 서울시와도 긴밀한 협의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김희덕 강동구 자치행정과장은 “이미 ‘고덕대교’라는 이름을 공사 과정에서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은 물론 2014년 개통한 구리암사대교가 통상 구리대교로 불리고 있어 세종포천고속도로의 이름은 고덕대교로 불리는게 마땅하다”며 “서울시와 함께 ‘고덕대교’ 명칭 확정을 위해 주민 뜻을 모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기 구리시, ‘강동대교’ 있으니 이번엔 ‘구리대교’로…행정구역도 80%가 구리
서울시 강동구가 서명운동에 나서자 경기 구리시도 맞대응에 나섰다.
시는 ‘형평성’을 강조하고 있다.
1991년 준공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당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구리시~강동구 간 한강을 연결하는 다리가 강동구의 이름을 딴 ‘강동대교’로 정해졌고 이후 ‘구리암사대교’가 중립 명칭을 사용한 점을 들어 이번 다리의 명칭은 ‘구리대교’로 해야 마땅하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건설중인 다리가 행정구역 상 80% 이상 구리시에 속해 있다는 점 또한 구리시의 ‘구리대교’ 논리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울러 다리 건설공사를 맡은 현대건설 역시 현장 사무실을 구리시에 두고 있다.
서호준 구리시 기반시설팀장은 “과거에 정한 ‘강동대교’ 처럼 서울 중심의 행정편의에서 벗어나 이제는 형평성에 고려한 지명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구리시와 강동구를 연결하는 3개의 다리 중 하나는 서울 중심으로, 하나는 중립적으로 결정된 만큼 이번에는 구리시의 손을 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