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수상한 푸스카스상, 앞서 수상한 명품 골들은?

  • 등록 2020-12-21 오전 11:00:33

    수정 2020-12-22 오전 9:02:54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슈퍼소니’ 손흥민(28)의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 수상은 당연한 결과였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번리와의 경기에서 70여m를 단독질주하면서 상대 수비수 6명을 따돌리고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드는 ‘슈퍼골’을 성공시켰다. 눈으로 보고도 믿어지지 않는 엄청난 득점 장면이었다. 전세계 축구팬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손흥민은 지난 18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더 베스트 FIFA 풋볼 어워즈 2020’에서 푸스카스상의 주인공이 됐다.

푸스카스상은 전년 11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1년간 전 세계에서 나온 골 중 가장 멋진 골을 기록한 선수에게 주는 상이다. FIFA는 지난 12일 손흥민과 함께 히오르히안 데 아라스카에타(플라멩구), 루이스 수아레스(바르셀로나)를 최종 후보 3인으로 발표한 바 있다. 최종 수상자는 팬(50%)과 축구전문가 패널(50%)의 투표를 합산한 점수로 결정한다.

FIFA가 발표한 투표 결과에 따르면 손흥민은 전문가 투표에서 13점, 팬 투표에서 11점을 받아 총 24점을 얻었다. 팬 투표에서는 13점을 얻은 아라스카에타에 이어 2위였지만 전문가 투표에서 높은 점수를 받아 상의 주인이 됐다.

(그래픽= 이동훈 기자)
한국 선수가 푸스카스상을 받은 것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아시아 선수로는 2016년 모하메드 파이즈 수브리(말레이시아)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수상이었다.

손흥민은 번리전 원더골 당시를 돌아보며 “우리 진영에서 공을 잡았을 때는 패스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옵션”이라면서 “하지만 (패스를 해줄) 아무도 찾을 수 없어 드리블했을 뿐이다”라고 얘기했다.

사회자가 “공을 줄 곳이 없었다고 했는데 동료들을 탓하는 건가?”라고 묻자 손흥민은 폭소를 터뜨리며 “그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번리전 당시에는 잘 몰랐지만 경기를 마치고 보니 매우 특별한 골이라고 느꼈다”고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1950년대 최강팀이었던 ‘매직 마자르’ 헝가리 대표팀을 이끌었던 프렌츠 푸스카스. 사진=AFPBBNews


푸스카스는 누구?

푸스카스상은 헝가리 축구의 전설인 고 페렌츠 푸스카스의 이름을 따 FIFA가 2009년 제정한 상이다. 푸스카스는 1950년대 헝가리 대표팀을 세계 최강의 팀으로 만든 최고의 공격수다. ‘매직 마자르’라는 이름으로 불린 당시 헝가리 대표팀은 다른 팀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됐다.

푸스카스는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혼자 4골을 터뜨리며 헝가리 대표팀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2년 뒤 스위스 월드컵에선 결승까지 올랐지만 서독에 패해 준우승에 그쳤다. 당시 ‘베른의 기적’으로 불린 당시 서독의 승리는 실제로는 약물의 도움을 받은 것이라는 것이 훗날 밝혀졌다.

특히 푸스카스는 강력한 왼발슛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워낙 왼발 슛이 강하다 보니 상대 골키퍼조차 두려워했다고 한다.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서 푸스카스의 슈팅을 막았던 한국 대표팀 골키퍼 홍덕영은 “그의 공을 막을 때 갈비뼈가 부러질 것 같은 고통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푸스카스는 축구선수로서 더 이름을 날릴 수도 있었다. 하지만 1956년 자유를 되찾기 위해 국민들이 헝가리혁명을 일으키고 이를 소련군이 무자비하게 진압하는 일이 벌어졌다. 푸스카스는 더 이상 헝가리 선수로 활동할 수 없었다. 스페인으로 망명한 뒤 스페인 국가대표로 변신했지만 예전같은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푸스카스는 1966년 은퇴 후에는 여러 팀에서 감독을 맡았고 사우디아라비아 국가대표팀을 이끌고 한국과 대결을 펼친 적도 있다. 이후 헝가리에서 공산정권이 무너지고 민주정부가 들어서자 귀국한 푸스카스는 1993년 오랫동안 꿈꿨던 헝가리 국가대표팀 감독에 부임한 뒤 1년 후 축구계에서 은퇴했다. 이후 노년을 조용히 보내다가 2006년 11월 17일 세상을 떠났다.

아시아 축구선수 최초로 푸스카스상 수상 후 말레이시아의 국민영웅이 된 모흐드 파이즈 수브리. (사진=AFPBBNews)


호날두·네이마르…역대 푸스카스상 수상자는?

FIFA 푸스카스상은 푸스카스가 세상을 떠나고 3년 뒤인 2009년 처음 제정됐다. 2009년 첫 수상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였다.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호날두는 FC포르투와의 2008~09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30m가 훨씬 넘는 대포알 같은 오른발 중거리슛을 성공시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2011년에는 당시 산투스 소속의 네이마르(브라질)가 브라질 리그에서 수비수 5명 사이를 뚫고 골을 터뜨려 상을 받았다. 이후에도 2013년에는 스웨덴 대표팀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스웨덴), 2014년은 콜롬비아 대표팀의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 2017년 아스널 소속의 올리비에 지루(프랑스), 2018년 리버풀 소속의 모하메드 살라(이집트) 등이 푸스카스상의 주인이 됐다. 지난해는 푸스카스를 배출한 헝가리 선수인 다니엘 조리가 이 상을 받아 더욱 뜻깊은 수상이 됐다.

아시아 선수로서 손흥민 이전인 2016년 푸스카스상 수상자인 모흐드 파이즈 수브리는 말레이시아 리그에서 마치 야구의 너클볼처럼 춤을 추듯 휘면서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간 프리킥으로 이 상을 받았다. 수브리는 세계 축구계에선 전혀 알려지지 않은 선수였지만 이 골 하나로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말레이시아의 국민영웅이 된 것은 두 말 하면 잔소리다.

사실 푸스카스상은 그동안 논란도 많았다. FIFA는 수상자를 선정하는데 있어 ‘득점한 선수의 경기나, 팀, 국적, 성별, 명성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원칙을 정했다. 하지만 상을 제정하고 초반에는 선수의 이름값이 크게 작용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2015년까지 FIFA가 자체 선정하던 방식에서 2016년부터 전문가투표와 팬투표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바꾸면서 논란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해 말레이시아의 수브리가 상을 받았던 것도 달라진 선정방식 덕분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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